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량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체중은 줄었지만 원하는 체형까지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방흡입과 지방이식 등 '바디 컨투어링(Body Contouring)'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는 새로운 시장 변화가 나타났다.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는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5개 병원급 의료기관의 최근 3년간 지방흡입 수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GLP-1 계열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에도 지방흡입 수술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노출이 잦은 부위의 국소 체형 교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허벅지는 감소…팔 지방흡입은 2년 만에 31% 증가
부위별 변화는 뚜렷했다. 복부와 허벅지처럼 비교적 넓은 부위는 GLP-1 치료제 효과를 반영하듯 감소세를 보였다. 허벅지 지방흡입은 2023년 6683건에서 지난해 4332건으로 약 35.2%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복부 역시 같은 기간 1만2437건에서 1만1361건으로 약 8.7% 감소했다.
반면 팔 지방흡입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2023년 1만307건에서 지난해 1만3487건으로 약 30.9% 증가하며 복부를 제치고 가장 많이 시행된 지방흡입 부위 1위에 올랐다.
이는 GLP-1 치료제가 전신 체중 감량에는 효과적이지만 팔뚝처럼 유전적 체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위는 원하는 만큼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65mc대표원장협의회 김하진 회장은 "GLP-1 치료제는 체중 감량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타고난 체형이나 특정 부위의 지방 분포까지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체중 감량 이후에도 팔뚝처럼 변화가 더딘 부위는 별도의 체형 교정을 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빼는 시대'에서 '볼륨 만드는 시대'로
체중 감량이 쉬워지면서 오히려 볼륨을 되살리려는 수요도 급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반 지방이식이다. 복부나 허벅지에서 채취한 지방을 골반 부위에 이식하는 이른바 '허파고리' 수술은 2023년 112건에서 지난해 1586건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GLP-1 치료 과정에서 엉덩이와 골반, 가슴, 얼굴 등 볼륨이 중요한 부위까지 함께 지방이 감소하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보완하려는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골반뿐 아니라 자가 지방을 이용한 가슴 지방이식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김 회장은 "체중 감량은 전신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원하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지방을 줄이거나 특정 부위의 볼륨만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체형 균형을 맞추기 위한 지방이식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량'보다 '라인'…체형 교정 시장 재편
365mc는 GLP-1 치료제 확산으로 지방흡입 시장이 축소되기보다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지방흡입이 단순한 체중 감량의 대안이었다면, 이제는 약물치료 이후 남은 국소 지방을 정교하게 다듬고 균형 잡힌 체형을 완성하는 스컬프팅 중심 치료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하진 회장은 "GLP-1 치료제 등장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은 쉬워졌지만, 체형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지방흡입은 특정 부위를 정교하게 디자인하고 피부 처짐까지 고려하는 체형 디자인 영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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