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 '발병 전조' 조기 포착 가능성 확인

고대안암병원 조경희 교수팀, 비접촉 IoT 센서·AI 기반 스마트홈 모니터링 기술 개발

조경희 교수

뇌졸중과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의 위험 신호를 병원 검사보다 앞서 집 안에서 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국내 연구진이 비접촉 IoT 센서로 수집한 일상생활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 뇌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 나타나는 행동 변화를 높은 정확도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독거노인처럼 증상 인지가 늦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의 조기 진단과 예방 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조경희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임리사 교수,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정조운 교수 연구팀은 집 안에 설치된 비접촉 IoT 센서와 AI를 활용해 뇌혈관질환의 전조 단계와 발병 임박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1224명의 스마트홈 데이터를 활용했다. 총 1만3362개의 14일 단위 생활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정상군 598명, 기존 뇌혈관질환 환자 598명, 이후 뇌경색 또는 뇌출혈을 진단받은 전조군 28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에는 움직임 센서와 출입문 센서, 실내 온·습도 센서 등 비접촉 IoT 장비를 통해 수집한 생활 정보가 활용됐다. AI는 활동량 변화와 수면 패턴, 야간 활동, 비활동 시간, 수면 분절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해 뇌혈관질환 위험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AI는 뇌혈관질환 전조군을 구분하는 분석에서 AUPRC 0.85를 기록했으며, 기존 환자와 정상군을 구분하는 분석에서는 AUROC 0.91의 높은 판별 성능을 보였다. 특히 전조군 가운데 발병이 임박한 위험 상태를 예측하는 모델은 민감도 95.12%, 특이도 96.97%, 정확도 96.53%를 기록하며 우수한 예측력을 입증했다.

AI는 위험 신호를 판단하는 핵심 행동 패턴도 찾아냈다. 발병 전 단계에서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 잠들기 전 움직임이 증가하고, 비활동 시간이 감소하며,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특징이 나타났다. 이미 뇌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에서는 새벽 시간대 활동 증가와 잦은 수면 중단이 두드러졌으며, 발병이 임박한 시기에는 저녁 시간대 활동량과 실내 습도 변화 등이 중요한 예측 변수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병원 방문 이전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행동 변화를 디지털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거노인처럼 증상을 인지하거나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의 조기 선별과 예방 관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희 교수는 "뇌혈관질환은 초기 대응이 예후를 크게 좌우하지만 고령층에서는 작은 변화를 놓치기 쉽다"며 "이번 연구는 일상 속 행동 변화 자체가 뇌혈관질환 위험을 알려주는 새로운 디지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