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20~30대 지방간 위험 최대 55% 높여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349만명 분석…흡연량·흡연 기간 길수록 지방간 위험 증가

(왼쪽부터)신현영 교수, 지용호 교수

흡연이 비만이나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20~30대 젊은 성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은 하루 한 갑 이상 흡연 시 지방간 위험이 최대 41% 증가했고, 여성은 10년 이상 흡연할 경우 위험이 최대 5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젊은 층의 흡연 예방과 금연이 지방간을 비롯한 대사성 간질환을 막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흡연하는 젊은 성인에서 지방간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349만6144명을 대상으로 2022년까지 지방간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지방간 평가는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중성지방,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를 반영한 지방간지수(Fatty Liver Index)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할 경우 지방간 가능성이 높은 구간에 속할 위험이 41% 증가했다. 흡연 기간이 10~19년에 이르는 경우에도 지방간 위험은 15% 높아졌다.

여성은 전체의 94.4%가 비흡연자로 흡연율은 낮았지만, 흡연 기간이 10~19년인 경우 지방간 위험이 55% 증가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연관성은 체질량지수 25 미만의 비만이 아닌 사람이나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25g 미만인 집단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됐다. 반면 비만하거나 음주량이 많은 집단에서는 흡연의 추가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흡연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지질대사를 교란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흡연으로 인한 전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조직 저산소증, 니코틴에 의한 교감신경 자극 등이 지방간과 간섬유화 발생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흡연량을 자기보고 방식으로 조사했고, 연구 시작 시점의 흡연 상태만 반영했다는 점에서 흡연 습관 변화나 과소보고 가능성은 한계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흡연이 지방간뿐 아니라 간암 위험도 높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간암 사망 위험이 약 1.5배 높으며, 다수의 역학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도 현재 흡연자의 간암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55%, 중증 흡연자는 최대 9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신현영 교수는 "흡연은 비만이나 음주와 별개로 젊은 성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가 국민 건강 증진과 금연 정책을 강화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용호 교수는 "건강한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 검진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젊은 시기의 금연 실천이 향후 대사성 간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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