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혼자 사는 남성, 고혈압 최고 위험군…청년 맞춤 관리 시급"

한국임상고혈압학회, 청년 고혈압 급증에 경고
9년 새 청년 고혈압 68% 증가…1인 가구·30대 남성 집중 관리 필요

20~30대 청년층의 고혈압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혼자 사는 3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한 고위험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고혈압이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라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조기 검진과 맞춤형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는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고혈압 환자 현황 및 영향 요인' 보고서를 바탕으로 청년층, 특히 30대 남성 1인 가구의 고혈압 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국가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9세 청년층의 고혈압 유병률은 2015년 인구 1,000명당 10.7명에서 2023년 18.0명으로 약 68.2%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 청년층의 고혈압 유병률은 같은 기간 14.6명에서 22.8명으로 늘어나 다인 가구(10.1명→16.7명)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분석 결과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3.10배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가 20대보다 2.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1인 가구의 고혈압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39.4명으로 다인 가구(26.5명)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가운데 남성 1인 가구는 33.3명으로 다인 가구 남성(24.6명)보다 높아 연령과 성별, 가구 형태가 겹치는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 분석됐다.

학회는 불규칙한 식사와 배달음식 위주의 식습관, 잦은 음주, 운동 부족 등에 더해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줄 가족이나 동거인이 없는 생활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학회는 해외 연구를 근거로 사회적·정치적 스트레스 역시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사 대상 지역 주민의 평균 수축기 혈압이 이전보다 1.7~3.8mmHg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대지진과 전쟁 등 극심한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혈압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

학회는 최근 국내의 정치·사회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만성적인 심리적 스트레스 역시 국민 혈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를 직접 입증한 연구는 없는 만큼 향후 실태조사를 통해 관련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혁 회장은 "고혈압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다"며 "특히 혼자 사는 30대 남성은 불규칙한 식사와 고위험 음주에 노출되기 쉽고 건강을 관리해 줄 주변의 도움도 부족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심뇌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인 만큼 지금이 선제적으로 개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청년층 고혈압 예방을 위해 ▲30대 남성 1인 가구 대상 혈압 측정 및 사후관리 강화 ▲가정용 혈압계 보급 확대와 자가 혈압 측정 캠페인 ▲1인 가구 밀집지역의 고위험 음주 환경 개선 ▲무증상 고혈압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사회적 스트레스와 혈압의 연관성에 대한 국내 연구 추진 등을 제안했다.

또한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청년층, 특히 30대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고혈압 예방·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 및 학계와 협력해 후속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