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마지막 치료수단으로 꼽히는 에크모(ECMO) 치료에서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성인 환자 3000례를 돌파했다. 치료를 받은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스스로 호흡하고 심장이 다시 뛰는 상태로 회복됐으며, 장기이식 대기 환자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기록해 중증환자 치료 역량을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05년 성인 에크모 치료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누적 3,123례를 기록하며 국내 최다 시행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 체외순환장치다. 심장과 폐를 일시적으로 대신해 장기의 부담을 줄이는 동안 의료진이 심부전이나 호흡부전의 원인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 에크모 전문팀을 출범시키며 중증 심폐부전 치료 체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2025년 기준 에크모 이탈 성공률은 65%를 기록했다. 이는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 100명 가운데 65명이 심장과 폐 기능을 회복해 장치를 제거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환자의 심폐 기능이 회복되면 의료진은 에크모의 혈류량과 산소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며 자발호흡과 자발순환 유지 여부를 확인한 뒤 장치를 제거한다.
최종적으로 건강하게 퇴원한 환자의 비율인 생존 퇴원율도 51%를 기록했다. 에크모 치료 대상이 대부분 생명이 위독한 중환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회복해 퇴원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장기이식 기다리는 환자의 '생명다리' 역할
서울아산병원은 장기 기능 회복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에크모를 장기이식 전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이식 교량(Bridge Therapy)'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시행한 에크모 치료 가운데 452례(20%)가 장기이식 대기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실제 이식으로 이어진 비율은 72%였다.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 퇴원율은 82%에 달했다.
심장이식과 좌심실보조장치(LVAD)를 포함한 심장 교량치료는 186례가 시행돼 이식 후 생존 퇴원율 82%를 기록했고, 폐이식 교량치료 140례의 생존 퇴원율도 81%에 이르렀다.
원외 이송 시스템도 성과
타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증 환자를 에크모를 유지한 상태로 서울아산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원외 이송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총 130명의 환자가 원외 이송을 받았으며, 이들의 에크모 이탈 성공률은 70%, 생존 퇴원율은 59%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심장이식 29례, 좌심실보조장치 삽입 3례, 폐이식 21례 등 총 53명이 장기이식으로 연계돼 전국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했다.
이제환 진료부원장은 "국내 첫 성인 에크모 3천례 달성은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24시간 중환자실을 지킨 에크모팀과 의료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강필제 교수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들이 근본 원인 치료를 통해 자발호흡과 자발순환을 회복하고 에크모 이탈과 건강한 퇴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국내 첫 성인 에크모 3천례 달성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열고 에크모 치료 최신 지견과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정맥-동맥 에크모 적용 시 좌심실 후부하 관리, 정맥-정맥 에크모 치료 성과, 개심술 후 에크모 적용 전략, 체외순환사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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