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간암 치료 위험 예측…맞춤치료로 사망 위험 26% 낮춘다

서울성모병원 한지원 교수팀, 머신러닝 기반 '간 안전성 점수' 개발

한지원 교수

간세포암 환자가 전신치료를 시작하기 전 간 기능 악화와 출혈 위험을 예측해 환자별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AI 기반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적용할 경우 사망 위험을 26%까지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며 정밀의료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간세포암 환자 2,026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머신러닝 기반 간 안전성 점수(Machine Learning-based Hepatic Safety Score·MHS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은 혈액검사 결과뿐 아니라 간 기능, 혈소판 수, 종양의 크기와 개수, 혈관 침범 여부, 종양표지자 등 다양한 임상 정보를 통합 분석해 치료 중 간 기능 악화와 정맥류 출혈 위험을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Child-Pugh, ALBI, MELD, FIB-4 등 간 기능 중심의 평가도구가 주로 활용됐지만, 종양의 특성까지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MHSS는 종양 관련 정보를 함께 분석해 치료 후 간 기능 악화와 정맥류 출혈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했으며, 외부 독립 검증 코호트에서도 높은 재현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MHSS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저위험군에 비해 치료 중 간 기능 악화 위험이 3.25배, 정맥류 출혈 위험은 4.90배, 사망 위험은 2.2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암 치료 예후가 단순한 간 기능만이 아니라 종양의 진행 정도와 혈관 침범 여부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AI 분석으로 입증한 결과다.

연구팀은 치료제 선택에 따른 시뮬레이션도 수행했다. 저위험군에서는 면역항암 병용요법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우수한 생존 효과를 보였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정맥류 출혈 위험 증가로 생존 이점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연구팀은 저위험군에는 해당 병용요법을 우선 적용하고, 고위험군에는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치료제를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간 기능 악화 위험은 24%, 정맥류 출혈 위험은 40%, 전체 사망 위험은 26%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한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종양의 특성과 간 기능, 문맥고혈압 위험을 하나의 AI 모델에서 통합 평가해 환자별로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치료 경로를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전향적 연구와 다양한 임상 검증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정밀의료 도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글로벌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npj Digital Medicine(IF 18.0)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의료진과 환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웹 기반 예측 계산기도 무료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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