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화 추세와 환경변화 ☞ 노인들의 건강수준과 노인병 문제 노인장기요양보험 정책의 이해 노인장기요양보험 향후계획 및 과제 국내 요양서비스산업 현황과 과제 주요 선진국의 고령화 정책 노인병과 노인건강 대책 연재를 마치며(전문가 좌담회) 평균수명 길어져도 건강수명과 격차 커 문제 급성질환·조기사망 줄고 만성·퇴행질환 증가 사회적 부양부담 커지면 국가경쟁력은 떨어져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인들의 건강 수준은 매우 열악해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괴리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무병장수’가 아닌 ‘유병장수’로 노인들의 자살문제까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살펴보고 전반적인 노인건강 문제의 해결방안을 10회에 걸쳐 분석해 보고자 한다./노의근 기자 전 세계의 인구구조가 비교적 빠른 고령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고령화는 주로 개발도상국의 빠른 고령화에 의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UN이 발표한 세계 전체의 인구구조 추계(2002~2025년)에 따르면 현재의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는 향후 20년 동안 bell형 구조로 바뀌게 될 것이며, 이는 주로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의미한다. UN의 세계 인구구조 추계와 비슷한 시기의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보면 그림과 같다. 그림에서 분명히 드러나듯이 우리의 인구구조는 세계 인구구조와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 현상이 빠르다. 즉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2000년 현재 항아리 모양을 나타내고 있고, 20~30년 후에는 도자기 모양 또는 역사다리꼴 모양으로 변하여 전체 인구 중 노년층 인구만 과다하게 많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추세는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급격해 선진 고령사회 국가에 비해 가장 빠른 양상을 보인다. ■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빠른 고령화 고령화사회(총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 넘어서는 사회)로 진입한 2000년 이후 고령사회(14%)까지 18년,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20%)에 도달하는 시간은 7년으로, 그동안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인 일본보다도 10년 이상 단축되며, 이러한 추계는 실제로는 더욱 단축될 가능성이 많다. 이에 따라 오는 2050년이면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사회 국가인 일본, 프랑스, 미국 등의 선진국들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고령사회 국가로 올라설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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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고, 2005년에는 1.08에 불과하다. 2006년 이후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것이 과연 출산장려 정책에 따른 효과라고 할 것인지, 단지 소위 ‘쌍춘년’ 효과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를 올바로 보육하고 교육할 수 있는 사회적 대책이나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한 출산율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령화 지수의 증가에 따른 노년부양비(65세 이상/15~64세)x100)의 급격한 증가이다. 1980년에 한명의 노인에 대해 16명의 생산연령층이 부양부담을 나누어 가질 수 있었지만 2004년에는 8명이 벌어서 한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했고, 2010년에는 6명, 2020년에는 4~5명이 벌어서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며, 2050년이면 거의 생산연령층 1명이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할 정도로 노년부양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 노인 독거·단독세대 점차 늘어나 그만큼 사회적 부양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노인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지 않으면 올바른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저출산 고령화의 급격한 사회 인구구조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태가 독거노인 및 노인부부 단독세대의 급증이다. 자녀들과 함께 살면서 자녀들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고 힘겨운 몸으로 혼자 또는 부부끼리만 사는 노인세대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 이는 국가 생산성, 경쟁력의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즉 국가 경쟁력은 생산연령층의 비율이 많을수록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는 인구구조가 경쟁력이 높은 상태에 있지만 향후 10~15년 이내에 심각한 생산성 약화가 예상된다. 소비층이나 부양부담층의 인구만 많아지는 쇠약한 국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는 보건학적으로 몇 가지 중요한 변화, 악영향을 유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체적으로 대책이 심각한 주요 질환이 결핵, 폐렴, 전염병 등의 감염증이었지만, 고령사회에서는 만성 성인병이 가장 흔하고 중요한 질환이 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급성질병에 의한 조기사망이 많았으나 의료와 위생환경의 발전에 따라 급성질환이나 조기사망은 줄고 만성병과 그 합병증에 따른 기능장애자의 출현이 많다. 고령사회에서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암, 심혈관, 뇌혈관계 질환이고, 기능장애를 일으켜 노년층에 가장 불편을 끼치는 질환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치매 같은 기능손상과 부양부담을 높이는 질환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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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질병이 없이 노년기에 접어들더라도 초고령자가 되면 노쇠현상이 발생해 역시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혼자 살기 어려운 부양부담은 여전히 높아진다. 이처럼 빠른 고령화 추세를 겪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선진외국의 경우와 다른, ‘역설적인 고령화’ 현상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선진외국의 고령화는 전반적인 국민들의 건강수준이 향상되면서 그 결과로 고령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인이라도 건강상태가 아주 많이 나쁘지는 않은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국가발전에 따른 의료, 환경위생, 영양상태 등의 향상으로 급성기 질병관리는 좋아져서 사망률은 신속히 줄어들고, 수명연장이 가능해졌으며, 저출산으로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었지만, 노인들의 건강수준은 전혀 좋지 못해 만성질환자만 급증하고 그에 따라 오래 살기는 하지만 아프고 힘들게 사는 경우만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각종 기능장애 노인들도 급증해 부양 부담 역시 감당하기 어렵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국가전체의 건강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고령화 현상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평균수명과 건강수명(혼자 건강하게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한계수명)의 간격이 너무 넓다는 것이다. 즉 사망 전까지 아프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 기간만 늘어나 있는 ‘유병장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다음호 계속) ▲도움말=윤종률 한림의대 가정의학/노인의학과 교수‧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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