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관 “의료인 자율·창의성 살리겠다”

의협 60차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주수호 회장, “의료계 일치단결” 주문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은 “새 정부에서는 일부 낡은 규제중심의 보건의료정책에서 벗어나 정부와 민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이를 위해 의료보장체계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간의 역할을 높여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20일 오전 서울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60차 정기대의원총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통해 “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보건의료정책 결정과정에서 의료인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 의료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구체적으로 보건의료산업을 국가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R&D 투자의 효율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앞으로 예산을 많이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응급의료와 혈액관리 등 공공의료에 대해서도 정부가 더욱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정부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의료인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김 장관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 비해 적은 의료비로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료인들 덕분에 세계적 건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평소 존경하는 권이혁·문태준 고문과의 각별한 친분을 표시했다.

또한 지난 40년 가까이 노숙자 건강을 위해 헌신해오다가 얼마 전에 별세한 선우경 원장과 심장병 어린이 4000명에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대한민국의 건강을 이끄는 새벽의 역군으로 소개하고 이들의 눈물이야말로 진정한 ‘행복한 눈물’이라고 소개했다.
  
유희탁 대의원회의장은 개회사에서 먼저 “올해는 의사협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는 매우 기쁜 해”라며 “100년 전 이 땅에 의료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의료를 선진국들의 어깨와 견줄 정도로 괄목 받게 한 것은 보건의료계와 여기 계신 많은 선생님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유 의장은 이어 “올해는 새로운 희망의 새 정부가 출범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욱이 보건복지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보건복지가족부장관으로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추켜세웠다.

유 의장은 특히 “지난 10년간의 정권에서 강행돼온 획일적 의료, 관치행정을 모두 걷어내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 있게 돌볼 수 있는 한국의료의 올바른 창립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며 “오늘 총회는 의협 2008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확정하고 주요 정관을 개정하는 자리인 만큼 의협 창립 100주년에 걸 맞는 위상을 새롭게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로 회의에 임해 달라”고 대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유 의장은 또 “점점 척박해지고 있는 의료 환경에서 의협과 전국 10만 의사의 구심적 역할을 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한 회계 및 회무운영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여기 참석한 한분 한분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가능하며, 우리 의사는 오직 국민과 환자의 건강만 첫째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자”고 주문했다.
  
주수호 의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35대 집행부는 지난해 6월 의료계의 불행한 상태에서 출발해 10개월간 회무를 이끌어오면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나 회원들의 기대치에 못 미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뒤 “지난해 집행부 출범 직후 사무처 조직 진단작업과 내부 혁신을 단행해 의협이 최고의 전문가 집단에 걸맞는 이미지와 위상을 확보하는데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지난해 전 의료계를 뒤흔든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과 의료법 전부개정안은 의료계가 일치단결해 국회 통과를 저지할 수 있었다”면서 “의협 창립 1세기를 맞는 뜻 깊은 해에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주 회장은 “의협 집행부는 예년에 비해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해 2007년 고유사업에서 9억400만원의 적자를 2억6000만원 흑자로 돌아서게 됐다”며 “의협 역사상 처음 실행예산중심으로 사업계획과 예산을 편성했다”며 의료계의 일치단결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들도 참석해 축사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새해 새 마음 새 뜻으로 의료계와 의료소비자 양측이 다 만족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보편의 원칙과 상식에 기초해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고, 유승희 의원은 “의사들의 협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한나라당 신상진·김충환·공성진 의원, 통합민주당 백원우·유승희 의원, 김상훈 국군의무사령관, 문태준 김재정 명예회장, 정종택 전 재미한인의사회장, 권이혁·박희백·이상웅·김병호·이채연 고문, 천희두 윤리위원장, 김건상 한국의학회장, 김용진 한국여자의사회장, 아멧 괵선 한국화이자제약 회장, 허재회 녹십자 사장, 이재호 동아제약 이사, 이순형 한국건강관리협회장 등 내빈과 주수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진, 중앙대의원(242명)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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