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유시장, 소비 위축과 수요 변화에 '이중고'

마켓링크 분석 3년 연속 하락세… 흰우유·가공유 모두 감소

국내 우유 시장이 소비 위축과 수요 변화로 인해 지난 3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마켓 데이터 플랫폼 기업 마켓링크가 2025년 2월을 기준으로 최근 1년 간의 오프라인 POS 데이터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시장 판매액은 1조84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816억원 대비 약 4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반의 소비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3년간 우유 시장 매출은 △2023년 1조9280억원 △2024년 1조8816억원 △2025년 1조8453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기준으로 흰우유는 전체 매출의 64.3%, 가공유는 35.7%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각각 1.7%, 2.3% 줄었다. 이러한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소비 트렌드의 구조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선호로 인해 아침 식사 습관이 줄어들고, 유당불내증 등 건강 이슈와 식물성 대체 음료의 확산이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우유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유통 채널 변화도 시장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YTD(Year-to-Date, 연초 대비 증감률) 기준 전체 우유 시장에서 편의점 채널의 비중은 36.8%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반면, 개인슈퍼(-4.8%p), 대형마트(-4.7%p), SSM(-0.7%p) 등 전통 유통 채널의 비중은 일제히 하락하며 채널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제품군별로는 흰우유가 편의점에서 16.4%에서 19.3%로 2.9%포인트 비중이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편의점 채널 내 흰우유 판매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해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가공유는 모든 채널에서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SSM(-15.2%)과 대형마트(-9.1%)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편의점에서도 -0.5% 소폭 하락했다.

이는 전체 가공유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의점 채널에서도 소폭 감소가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비중은 낮지만 대형마트와 SSM 에서의 급감이 전체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편의점 채널 내 서울우유 흰우유 강세… 가공유 시장은 빙그레가 선두
최근 1 년간 편의점 우유 시장에서 서울우유는 흰우유 부문 상위권을 대거 차지하며 브랜드 경쟁력과 소비자 신뢰를 입증했다.

'서울우유 나 100% 1000mL' 제품은 27.0%의 점유율로 전년 대비 18.8% 판매가 증가하며 1 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200mL'(14.0%), '500mL'(11.8%), '1.8L'(9.3%) 제품이 뒤를 이었다. 상위 5 개 제품 중 4 개가 서울우유 제품으로, 편의점 유통 채널 내에서 브랜드 집중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대용량 제품인 1000mL와 1.8L가 각각 1위와 4위에 오른 점은 '가격 대비 용량'을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편의점 채널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소포장 중심의 수요가 강했으나,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우유를 주요 식재료로 활용하거나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에서도 대용량 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공유 시장에서는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와 맛의 차별화가 주요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공유 부문 1위는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240mL'로, 33.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인기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판매액도 15.7% 증가해 높은 소비자 충성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2위와 3위는 각각 서울우유의 '커피 300mL'(7.0%)와 '딸기 300mL'(6.2%) 제품으로, 서울우유는 흰우유에 이어 가공유 시장에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4위는 남양유업의 '초코에몽 180mL'로 5.9%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판매는 9.1% 감소했다.

반면 5위에 오른 빙그레 '딸기맛우유 240mL'는 점유율 5.1%와 함께 전년 대비 15.8%의 판매 증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가공유 시장은 맛, 브랜드 인지도, 포장 용량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소비자 선택이 분화되고 있으며, 스테디셀러와 신선한 조합의 제품이 공존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분석은 편의점 채널 내에서도 제품 용량과 브랜드에 따른 소비 패턴의 다양화를 시사하며, 우유 업계에서는 '소용량 간편형'과 '가성비 대용량'이라는 양방향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 전략적 대응 필요
국내 우유 시장이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구조적인 수요 변화 속에서 3 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에게는 시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보다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대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히 간편함을 추구하는 차원을 넘어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제품 개발부터 유통 전략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가공유 시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맛의 차별화, 편의성이 여전히 주요 경쟁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소비자 경험을 고려한 정교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더불어 유통 채널별 소비 패턴의 양극화와 제품군 간 수요의 다변화는 향후 시장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마켓링크 관계자는 "유업계는 기능성 제품 확대, 식물성이나 저당 등의 대체 음료와의 연계, 소비자 맞춤형 포장 전략 등 보다 세분화된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유제품의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하고, 지속 가능한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시장 회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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