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즐거운 뉴스가 많지 않다. 대통령 탄핵정국이 그렇고 국제정세 또한 어지럽다. 그러나 따뜻한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TV에서 본 쪽방 할머니의 1억원 기부나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의 KAIST 기부 모두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전 WHO 지원으로 남태평양 통가, 피지, 사모아와 파푸아뉴기니까지 가봤다. 서사모아는 너무 한적해 미국령 사모아에 들렀었다. 미국령 사모아도 크지 않았고 항구에는 동원산업 참치잡이 어선들이 있었다. 선원들이 갑판에서 상어지느러미를 말리는 광경도 봤다. 돌아와서는 동원산업 교양강좌에 초청받아 강의도 했다.
동원산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원양어업을 시작했다. 잡은 참치를 미국회사에 납품하다 통조림을 만들게 됐다는 얘기도 들었다. 미국인들은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참치통조림만은 꽤 인기가 있었다.
미국 사람들이 참치고기를 '바다 닭고기'라 부르며 잘 먹는 것을 보고 당시 김재철 회장의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외화벌이에 한몫한 훌륭한 분이다. 또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이번 KAIST 기부 역시 훌륭한 일이다.
돈은 모으기도 어렵지만 쓰기가 더 어렵다고 해서 옛말에 재물은 적이능산(積而能散)해야 한다고 했다. 맞는 얘기다.
많은 돈을 번 미국 록펠러는 그 돈을 의미 있는 곳에 쓰기 위해 노력했다. 뉴욕에 있는 UN본부는 록펠러가 기증한 부지 위에 세워졌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건동 건물은 록펠러재단 기금으로 건립됐으며, 일본 동경대학 도서관도 한때 록펠러 지원을 받았다.
노벨은 화약산업으로 많은 돈을 벌자 인류 과학발전에 공이 있는 사람을 기리는 노벨상을 만들었고, 오늘날까지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강 작가가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기분 좋은 일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조금 차이가 난다. 미국에 비해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보장이 잘 돼 있다. 건강보험이나 빈민구제에도 정부가 적극 나선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영국이다.
미국은 사회보장제도가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는 자선단체나 기관들이 많다. 병원비가 비싼 미국에서는 이 자선단체들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정의 기부가 절실히 필요하다. 김재철 회장은 돈 있는 사람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자선냄비에는 이름을 알리지 않는 천사들이 많다고 한다. 이 모두 훌륭하고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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