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광혜원으로 개원해 올해로 124주년을 맞는 세브란스병원의 박창일 병원장. 박창일 병원장은 지난 26일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이사장 이기우 의원) 월례조찬회에 초청돼 “‘병원의 세계화’를 논하면서 ‘의료산업’을 꺼내지 않을 수 없고, 의료산업을 꺼내면서 ‘JCI’(국제의료기관평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하면 우리의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국내에서) 샴쌍둥이 수술하러 싱가포르에 갔습니다. 당시 신문지상에서 엄청 떠들었거든요. 국내에도 샴쌍둥이 수술하는 병원이 굉장히 많았는데도…. 저희 병원에서도 5년 전부터 수술해서 성공했어요. 이게 뭐냐 하면은요 결국은 그 나라의 정책과 사회 즉, 의료산업에 대한 열정과 시스템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태국과 방콕이 우리나라보다 의료기술이 좋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의료산업이 더 발달돼 있습니다. 인도는 의료산업이 엄청 발달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병원계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바로 JCI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은 ‘가장 신뢰받는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 지난 2004년 12월부터 JCI 기준 번역 작업을 시작으로 JCI 본부 방문, 1, 2, 3차 평가를 거쳐 지난해 4월 27일 국내 최초로 JCI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구축했다. JCI는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로 1994년 미국의료기관평가위원회(The Joint Commission)에서 국제적인 의료기관의 평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으며 본부는 미국 시카고에, 아시아 지부는 싱가포르에 있다. 미국의 경우 95% 이상 의료기관이 미국의료기관평가위원회로부터 JCI 인증을 받고 있다. “JCI는 의료산업에 뛰어들기 위한 기본입니다. 이 기본도 안하고 의료산업을 하겠다고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래서 세브란스에서는 JCI 인증에 도전했고, 국내 최초로 인증을 따낸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JCI 인증을 받은 병원은 터키가 17곳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싱가포르·사우디아라비아 각각 11곳, 인디아 8곳, 카타르·아랍에미레이트 각각 5곳, 중국(미국계병원)·태국 각각 3곳, 홍콩(미국계병원)·조르단·필리핀·타이완이 각각 2곳, 인도네시아·파키스탄·한국 각각 1곳 등의 순으로 모두 14개국 74곳이다. 세계적으로는 27개국 139곳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본은 JCI에 무관심해서인지 인증병원이 단 1곳도 없다. 세브란스병원은 JCI 인증병원 가운데 세계 최대 병상(2062병상)으로는 유일하다. 박 병원장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태국보다 더 낫고, 비용대비 경쟁력도 더 크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태국보다 의료산업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JCI 인증도 우리보다 먼저 받았고, JCI 인증병원도 3곳이나 된다고 한다. 예컨대 목디스크 수술의 경우 미국에서는 9만달러가 들지만, 태국에서는 1만달러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2000달러만 있으면 된다. “싱가포르도 11곳의 병원이 JCI 인증을 받았습니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의료관광 육성 정책을 펴고 있는데 진료 예약, 관광정보 제공, 숙박시설 예약, 입국절차 상담 등 24시간 전화상담과 24시간 통역서비스로 원스톱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국가관광청에서 다해주고 있어요. 혈관성형수술 비용은 미국(2만5000달러)의 절반(1만3000달러) 정도로 저렴한 편이죠.” 박 병원장은 그래서 JCI 인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할 수 있고, 의료시장 개방의 현실화, 해외환자 유치, 유명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약 및 학술 교류 증가, 국내의료기관평가 반영 등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끝으로 박 병원장은 “저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이익 보다는 신뢰를 우선시 한다”면서 “가장 신뢰받는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서”라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 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대한장애인체육회 부위원장(現)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 공동회장(現) 사립대학교 병원장협의회 회장(現) 세계재활의학회 회장(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現) 세브란스병원 병원장(現)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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