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바이오 갈등에 국내 CDMO 반사이익 기대
[신년기획/ 2025 세계로 가는 K-보건산업] 트럼프 당선 후 국내 제약바이오
美 생물보안법으로 中 견제 총력
삼성바이오·셀트리온 호재 작용
약가인하 유도 빅파마 위축 우려도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자국우선주위 기조가 강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제약 업계에 미칠 영향과 맛물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관련 산업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재 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정부눈 기업 간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부의 개입 감소를 지향하는 만큼 중소 바이오기업의 M&A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공화당은 의료·제약 분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트럼프 2기 정부 또한 중소 바이오기업의 M&A에 더 우호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을 표적으로 한 미국 생물보안법이 시행되면 반사이익으로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점쳐진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자국민의 건강·유전 정보를 보호하고자 중국 바이오 기업과 미국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실행될 경우 미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다. 법안의 유예기간은 2032년 1월까지로, 사실상 중국 바이오 기업은 2023년 1월 이후 미국 시장에서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생물보안법은 지난해 9월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으며, 현재 상원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79%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생물보안법 규제 기업 중 하나인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7%가 북미시장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미국 시장 내 입지가 큰 기업이다. 생물보안법이 시행되면 다수의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을 대체할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한국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눈 분석이 나온다. 국내 CDMO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는 생물보안법 시행 때 중국 CDMO를 활용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CDMO 회사 특성상 수출 비중은 높은 데 반해 생산 비용은 원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고환율 기조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회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2기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메디케어(미국 의료보험) 지출 상위 품목에 대해 직접 약가를 인하하는 방식인데, 그간 신약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신 경쟁을 촉진해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약가를 낮출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 등 저가의약품의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시장 경쟁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도 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정책이 지속되면 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품질력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중국 CDMO 기업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와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기업은 생산 용량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해외 파트너링 확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인하 조정 유도 등에 따라 빅파마 수익성 등이 위축될 시 신약 기술도입 성향이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또 의료비 감축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보험 축소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상존한다.
시설 경쟁력 등이 중요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관련해서는 공장 설립 등 현지 투자 압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트럼프 1기에서는 국제 가격 비교를 통해 최혜국 대비 낮은 가격으로 메디케어 약가인하를 추진했다. 또 공보험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자격과 혜택을 축소하는 등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 복지정책을 줄였다.
제약사간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가 이뤄지면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에 타격이 발생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도입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빅파마에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 자금을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 수준인 국내 제약사가 없는 상황에서 신약 연구개발(R&D)은 대부분 빅파마와 기술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약가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시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오픈이노베이션 R&D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화학합성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촉진해 제약사간 경쟁을 강화해 이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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