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내시경 검사, 시술자 숙련도 중요… 질관리 필수"

소화기내시경학회-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교육과 인증되지 이들 자격부여는 시대 흐름 역행"

"내시경은 의사가 하는 것이지 기술자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화기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시술자의 숙력도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내시경은 1~2개월만 배우면 가능하다고 표현하지만, 내시경 대가들은 30년을 시술해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은 최근 '2024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 향상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 안전하고 질 높은 국가암검진 내시경을 위해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위암·대장암 조기 검진을 위해 국가암검진을 통해 소화기내시경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의대 박종규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가암검진 위암 조기 진단 전략'이라는 발표를 통해 위 내시경 검사의 완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 해부학적 랜드마크와 고위험 부위가 충분히 평가되고 사진으로 남겨져야 한다"며 "적절한 송기와 흡인, 점막 세척 등을 통해 충분한 관찰 시간을 확보해 빠짐없이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내시경 검사는 시술자의 역량에 따라 검사의 완전성에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적인 내시경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같은 병변을 보더라도 병변의 중요성을 감별할 줄 알아야 위암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혹은 불필요한 조직검사나 검사 등을 피할 수 있다"며 "소화기내시경 학회와 보건복지부에서 위암검진사업에 대한 철저한 질관리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충북의대 이준수 소화기내과 교수도 "대학에서 일하면서 조기 위암, 식도암, 대장암을 놓쳐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들을 수도 없이 봐오고 있다"며 "2018년 국가암검진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이 없다고 판정을 받은 수검자에서 1년이내 위암 발생이 확인된 환자가 1천명 당 1.24건,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암이 없다고 판정 받은 수검자에서 1년 이내 대장암이 발생한 환자 수는 1천명당 8.38건 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엄격한 내시경 질 관리와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인증이 되지 않은 교육과정이 불명확한 외과학회와 가정의학회에 국가암건진 인증의 부여 자격을 준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이러한 결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의대 임현철 소화기내과 교수 역시 국가 암검진 중 내시경 분야는 식도암, 위암과 대장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암의 조기 발견 뿐 아니라 전암 병변인 위선종, 대장 선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향상에 보탬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내시경 검사가 안전하고 정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관리하고 검사를 진행하는 인력의 자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며, 발전하는 내시경 기술, 장비 및 소독 약제 등의 교육을 위해 의료 인력의 지속적인 보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가 월등히 높은 내시경학 분야의 평가 점수를 달성했으며, 질병예측도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는 전문의 취득 후 엄선된 수련병원에서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교육지도자의 감독 및 지도하에 진단, 치료 및 고급내시경 술기를 습득하고 판독 능력을 익힌 내시경분야 전문가다. 

이들은 이미 내과전공의 시절부터 다양한 내시경 술기의 적응증, 준비절차, 시술과정, 시술 후 우발사고 등 합병증 관리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해왔다. 이후 이어지는 펠로우 기간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경험을 토대로 완성된 내시경 술기 습득과 판독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와함께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교육을 담당하는 수련병원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엄선된 절차를 거쳐 매년 선정되고 있다. 

경희의대 주광로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책 사업인 국가암검진은 이미 국민들에 정말로 많은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서있는 우리나라에서 국책 사업은 이젠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향상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며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역량 있는 지도교육자의 지도하에 완벽한 소화기내시경 수련 프로그램을 이수한 우리나라 최고의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들이 그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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