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수출산업 급부상… '기회의 땅' 세계로 간다

[창간 58주년 기획1/ K-제약바이오 R&D 생존전략] 新성장동력 K-제약바이오
'BIO USA' 국내사 228곳 참여, CDMO 주목
미래 항암제에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속도

지난 3~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BIO USA 2024'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를 지나고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성장세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도 차세대 유망 수출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업계는 글로벌 신성장 전략 마련에 분주하며, 그 어느 때보다 R&D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행보도 발 빠르다. 지난 3~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2024)'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이 참여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가 공동 운영한 한국관은 올해로 21회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해 신약개발 분야 외에도 플랫폼 기술, 위탁 서비스, 의료기기 등 28개의 기업·기관을 지원했다.

BIO USA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바이오 컨벤션이다. 88개국 9000여개 바이오 기업이 참여했으며, 참관객만 2만명이 넘는다. 국내 기업은 올해 등록한 곳만 228개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알테오젠 등이 글로벌 진출 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올해 바이오 USA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특히 올해는 BIO의 생물보안법 지지 선언으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불참하면서 국내 CDMO 업계는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 USA 2023' 한국관 부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첨단신약 개발 움직임도 거세다. 차세대 항암제는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 방사능 치료제 등 분야도 다양하다. 미래 바이오 먹거리 확보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ADC는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불린다.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360억달러(약 49조104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글로벌데이터).

전문가들은 ADC 치료제는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동아ST 등이 전용 생산시설 건설과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도 바이오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은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CGT는 살아있는 세포의 유전적 변형을 통해 유전자 결함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카티(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가 바로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CGT 생산시설을 건립하거나 CDMO 기업을 인수하며 바이오 의약품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30년 104조원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모건스탠리)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HK이노엔, 일동제약 등이 이에 가세하고 있다.

건기식·화장품 등으로의 사업다각화도 활발하다. 글로벌 건기식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일동제약 건기식 계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2024 비타푸드 유럽'에 참여해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 등 기능성 소재와 원천 기술을 소개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과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유럽과 남미 시장도 개척 중이다.

2002년 세계 최초로 '듀얼코팅(유산균이 장까지 살아가는 기술)' 기술력을 선보였던 쎌바이오텍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GRAS 세계 최대 유산균 등재로 한국산 유산균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동아제약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은 국내 성장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동아제약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 '락토바이브'도 일본 론칭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일본, 유럽까지 세계 시장을 겨냥해 그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혁신기술과 신소재를 탑재한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을 위해 R&D 투자도 대폭 늘렸다. 여기에 더해 기존 시장을 대체할 사업 다각화와 함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혜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