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연구개발비 늘었지만 투자비중 '둔화'

[창간 58주년 기획1/ K-제약바이오 R&D 생존전략] 투자현황과 과제
50개 기업 R&D투자 3조430억원 전년대비 2.4% 증가

국내 제약기업들이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투자 비중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3곳은 연구개발비(R&D)를 확대한 가운데 매출액 대비 10% 이상을 R&D 비용으로 사용하는 기업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2019년 이후 분기마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대까지 꾸준히 R&D 비용을 늘려왔지만 지난해 3분기 2%대로 R&D 성장이 둔화됐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50개 기업의 R&D 투자 금액은 3조430억원으로 전년 2조972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2023년 평균 R&D 투자비 2.4%는 2022년 평균 R&D 투자비가 17.6%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둔화된 수치다.

또한 전체 50개 기업 중 R&D 투자금액을 늘린 기업은 66%에 해당하는 33개사로, 전년 43개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늘어난 기업은 절반이 넘는 29곳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R&D비를 투자한 기업은 셀트리온이었으나, 전년 4123억원에서 16.9% 감소한 3427억원으로 줄었다. R&D비중은 전년 18.1%에서 15.7%로 -2.3%p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대비 21.3% 증가한 3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4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면서 R&D 투자금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R&D 비중은 8.9%에서 8.8%로 0.1%p 소폭 낮아졌다.

이어 R&D 투자비용 순으로 보면 대웅제약 2066억원, 한미약품 2050억원, GC녹십자 1954억원, 유한양행 1945억원, 종근당 1513억원, SK바이오팜 137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1173억원, 동아에스티 1084억원 등 총 10곳이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올해 1분기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이 두 자릿수로 성장했음에도, 절반 이상이 R&D 투자비를 줄이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4년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0개사의 R&D 투자 금액을 살펴본 결과 총 R&D 금액은 6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6433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50억원이 줄었다.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 5조9193억원에서 6조 6815억원으로 12.9% 증가했음에도 R&D 투자비가 감소하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전년 10.9%에서 올해 9.4%로 1.5%p 하락했다.

전체 30개 기업 중 R&D 투자금액을 늘린 곳은 14개사로 절반에 못미쳤으며,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줄어든 기업은 23개사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R&D비를 투자한 기업은 셀트리온으로 904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1061억원 대비 14.8% 감소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분기부터 R&D 투자금액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30%가 넘던 R&D 투자비중은 12.3%로 낮아졌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5.5%p 하락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877억원, 대웅제약 567억원, 한미약품 466억원, 유한양행 449억원, 동아에스티 380억원, GC녹십자 379억원, SK바이오팜 357억원, 종근당 325억원, HK이노엔 202억원, JW중외제약 165억원, 보령 146억원, 제일약품 120억원, 일양약품 103억원 등 14개사가 1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보면 SK바이오팜이 31.3%로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46.6%에서 15.3%p 줄어든 수치다. 이는 R&D 투자금액을 늘렸음에도 매출이 87.5%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전신 발작으로의 적응증 확장 및 소아·청소년까지 연령 확대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 뒤를 이어 일동제약 24.4%, 대웅제약 16.9%, 일양약품 13.1%, 셀트리온 12.3%, 한미약품 11.5%, GC녹십자 10.6%,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0.4%, 유한양행 10.1% 등 총 9개사가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14개사에 비해 5개사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일동제약은 올해 1분기 23억원의 R&D 투자비를 지출해, 집계된 기업 중 가장 적었다. 이는 지난해 276억원 대비 91.6%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전년 동기 18.9%에서 올해 1.5%로 17.4%p나 낮아졌다.

일동제약과 함께 1분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광동제약이 매출액 대비 비중 1%대로 가장 낮았다. 이어 셀트리온제약 3.1%, 안국약품 4.1%, 동화약품과 동국제약 4.2%, 영진약품 4.5% 등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다.

R&D 투자금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아에스티로, 전년 동기 216억원에서 75.6% 증가한 380억원 기록했다. 전년보다 163억원이 증가했다.

동아에스티는 과민성 방광치료제 DA-8010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면역항암제 DA-4505는 지난해 11월 국내 임상 1/2a상 IND 승인받았다. 치매치료제 DA-7503도 올해 4월 국내 임상 1상 IND 승인받았다.

일동제약의 뒤를 이어 셀트리온제약 65.4%, 보령 43.3%, 경보제약 28.8%, SK바이오팜 26.0%, 유한양행 25.4%, 일양약품 25.2%, 삼성바이오로직스 24.9%, 대웅제약 11.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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