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전문의 수술 기피 심화… 수가 현실화 절실"

정형외과학회, 근골격계 의료체계 유지 위해 의료비 왜곡 현상 개선돼야

(왼쪽부터)대한정형외과학회 정홍근 이사장, 한승범 보험위원장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공의 지원 저조까지 이어져 수술 수가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이사장 정홍근)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정형외과 수술 수가의 문제점과 현실화 방안'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정홍근 이사장은 "정형외과적 수술 수가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평균 10분의 1 수준"이라며 "터무니 없이 낮은 수가로 빅5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수술을 하는 것을 원치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술을 포기하는 정형외과 전문의와 전문분야를 공부하려는 전공의들이 줄고 있다"며 "결국 우리나라 정형외과의 퇴보로 이어져 향후 동남아시아 의사들이 국내에서 수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학회는 국내 정형외과의 문제로 ▲급여 부분의 열악한 원가 보상율 ▲현 질병 분류체계에서 근골격계 질환 및 외상의 낮은 수가와 중증도 ▲상급 종합병원의 저조한 투자로 인한 신규 장비 및 교수 충원 어려움 등을 들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은 "실제 수술 행위와 재료 비용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비현실적 급여 기준으로 인해 정형외과 수술을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모순적인 구조다"라며 "이로 인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포기' 현상이 심화되고 병원에서도 신규 장비 및 교수 충원 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관절경 수술 시 사용되는 재료대의 경우 정액 수가로 실제 사용되는 재료대의 1/10 가격으로 보상받고 있다. 특히 작은 관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발목관절과 손목 관절의 경우 50%만 보상받고 있는 현실. 

한 위원장은 "정형외과는 재료를 많이 쓰는 분야로, 당국은 수술비용에 재료값이 포함됐다며 문제는 취지이지만, 갈수록 재료가 고도화되고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수술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필요한 근골격계 수술적 치료를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적기에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정형외과 수술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산정 불가 재료의 실가격 보상, 80세 이상 내과 질환 동반 환자 수술에 대한 전문 진료질병군 지정 등을 통해 의료비 왜곡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홍근 이사장은 "적절한 정형외과 치료를 통해 국민들의 정상적인 보행과 경제력을 앗아가는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올해는 무릎 및 발목 통증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과정과 치료에 관한 의미 있는 건강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정형외과는 필수 의료라 할 수 있는 국민들의 근골격계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