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글로벌 경기침체 등 악재 속에도 '선전'

[보건산업 결산·전망] 제약·유통·약국

GC·유한·종근당 등 1조원 달성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성과 가시화
약사사회 비대면 허용 약배달 논란

코로나19 여진이 지속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올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준수한 실적을 보였다.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매출 기준 상위권 제약사들은 지난해에 비교해 성장한 경영실적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 중 올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은 GC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광동제약 등 총 4개로 집계됐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4분기 1조 클럽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4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역대 최대매출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주력 백신부문과 처방의약품 부문이 크게 성장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41.0% 증가한 717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581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매출이 4364억원으로 4.8 % 증가했으나 성장률에서 뒤처졌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7% 감소한 80억원, 순이익은 24.1%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매출은 13.5% 증가한 3031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9억원과 281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성장 영향으로 매출이 6.5% 증가한 2651억원, 영업이익이 240.5% 증가한 239억원, 순이익이 303.3% 증가한 145억원을 기록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2% 증가한 4507억원, 영업이익이 196.1% 증가한 1674억원, 순이익이 135.0% 증가한 1318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매출이 123.8% 증가한 2208억원, 영업이익이 175.3% 증가한 1004억원, 순이익이 137.3% 증가한 764억원을 기록하며 두 회사 모두 순위가 껑충 뛰었다.

대웅제약 신약개발 2년 연속 '쾌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됐다. 오리지널에 밀려 맥을 못추던 제네릭 중심의 국내 업계의 체질변화가 조금씩 엿보인다.

대웅제약이 2년 연속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향상을 돕는 신약 '엔블로'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엔블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해 허가를 받은 36번째 사례다.

국내 시장 출시를 위해 대웅제약은 즉시 엔블로정의 급여 및 약가 관련 절차를 진행해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모두 2023년 상반기에 급여 등재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품목허가된 국산신약은 총 4, 펙수클루를 비롯해 유한양행의 항암제 '렉라자', 셀트리온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치료제 '렉키로나',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등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바이오시밀러도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시작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튀르키예 제약사 폴리파마와 빈혈 바이오시밀러 'DA-3880'에 대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DA-3880'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로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및 항암 화학요법에 의한 빈혈 치료에 사용된다.

동아에스티는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DMB-3115'도 개발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 시험을 조만간 완료하고 결과를 정리해 허가 신청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종근당은 최근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비에스'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루센비에스'는 제넥텍이 개발하고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루센티스'의 고순도 바이오시밀러다. 종근당의 순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이 적용됐으며, '루센티스'의 모든 적응증을 확보했다.

'루센비에스'의 허가에 따라 종근당은 두 번째 바이오의약품을 확보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192세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을 출시, 일본과 동남아,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아달리무맙 BSM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허가된 적응증은 류머티즘 관절염, 심상성 건선 등 총 9개다.

삼천당제약은 안과 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SCD-411'이 미국 FDA로부터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제품 출시에 한 발 다가섰다.

약사회, 약 배송 법제화 즉각 철회 촉구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에 따라 불거진 약 배달 논란은 여전히 약사사회를 위협하는 한해가 됐다.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허용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의약품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의약품 배송을 저지하기 위한 공세에 나섰지만 약배달로 운영되는 배달전문약국도 등장하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약사회는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8월 정부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열고 비대면 진료, 의약품 판매처 확대 등이 포함된 943건의 규제혁신 과제를 논의하면서 약국 외 장소에서 약 전달을 허용하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해 약사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약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약 배송 법제화 시도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청했다. 내부적으로 개설된 배달전문약국 회원 징계와 법적 고발조치를 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플랫폼 업체들의 의약품 오·남용, 환자의 선택권 제한 등의 문제가 의약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복지부는 지난 8'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현재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추진하면서도 의약품 배송 제도화는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생물학적 제제 배송 강화 논란

지난해부터 우려가 제기됐던 생물학적 제제 배송 강화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당뇨환자에 필수적인 인슐린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환자단체까지 나서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이번 사안은 당초 백신의 온도 이탈 사례가 발생하며서 정부는 콜드체인의 준수 필요성을 강조 지난 117일 시행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을 제정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규칙 마련을 발표한 이후 첫 사례가 됐던 백신을 포함해 전 생물학적 제제로 그 대상이 확대됐고, 이후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까지 개정 필요성도 제기되며 일부 냉장·냉동 의약품 등도 포함됐다.

유통업계는 인력과 비용 부담 법적 책임 등을 이유로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6개월간의 도기간이 종료되면서 배송차질등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배송의 축소는 약국의 재고관리의 어려움으로 이어졌고, 최종적으로는 인슐린이 필요한 환자들이 이를 구입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돼 환자단체까지 개선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식약처는 지난 1129일 관련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유통업계 등에서 요구했던 백신 등과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의 구분 등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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