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한시적 전화상담을 통한 진료가 허용되고 있으며, 특수한 상황에 따라 국회에서는 원격의료 관련 법안을 상정하려고 시도 중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원격의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원격의료가 시대적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가운데 원격의료와 관련, 전문과 중 가장 반대가 심했던 내과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내과의사들 10명 중 6명은 '원격의료에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향후 원격의료가 입법 현실화 된다면 '적극 참여'와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응답한 회원이 70%에 달해 무조건 반대하던 과거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지난 5일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원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태 회장은 "원격의료는 지금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가 내과의사들로 이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는 전국 단위로 조사됐으며, 전체 회원의 20%가량인 1079명이 참여해 관련 조사 중 가장 공신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원격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 3,99%(43명), 조금 긍정적 14.92%(161명), 보통 20.76%(224명), 조금 부정적 27.8%(300명), 매우 부정적 32.53%(351명)로 나타났다.
이는 부정적 의견이 약 60%에 달했지만, 나머지 40%는 긍정적 또는 보통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회원들이 생각하는 원격의료는?'이라는 질문에 '재진 환자에만 화상 메신저, 전화 상담 통한 진료 및 처방전 발행'이 47.55%(504명)로 가장 많았으며, '초재진과 무관하게 화상, 메신저, 전화 상담을 통한 진료 및 처방전 발행'이 23.4%(248명), 처방전 발행 없이 재진 환자에만 화상, 메신저, 전화 상담이 12.55%(133명), 원격지 의사와 의사 간 진료행위 11.04%(117명), 웨어러블 기기, 센서 등을 통해 전송된 데이터 분석 5.47%(58명)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박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해 회원들은 6대4 비율로 부정적 내지 어느 정도 원격의료를 생각하고 있었다"며 "다만 회원들이 생각하는 원격의료 의미가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 및 처방전 발행까지 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부분을 잘 해석해 기준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2월부터 전화상담 및 대리처방이 한시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내과의사회도 "원격의료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회원들에게도 전화상담 등을 하지 말아달라고 알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현장에서 진료하는 내과의사들 40% 가량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었던 것. 의사회가 '한시적 전화상담 시행 여부'를 묻자 42.33%(454명)가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고 57.77%(621명)가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화상담하는 회원 중 하루 진료환자 비율은 5% 이하가 87.88%(464명)로 다수였으며, 전화상담 후 처방전 발행까지 가는 비율은 10% 이하가 57.14%(300명), 50% 이상이 32%(525명) 순이었다.
박 회장은 "의사회에서는 한시적 전화상담을 활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를 위해 전화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화상담 또는 원격진료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복수선택)은 '오진 가능성 높다'는 답이 83%(884명)로 가장 컸으며, '원격의료 플랫폼에 개인 의원 종속'(50.47%(537명), '대형병원 쏠림 현상 가속화'48.4%(515명), '의료정보 유출, 해킹 우려' 27.35%(291명), '의료영리화 가속'25.85%(275명) 순으로 조사됐다.
'향후 원격의료 관련 입법 현실화 시 참여의사' 여부에는 '적극 참여'가 9.49%(102명), '향후 추이를 보면서 참여 여부 결정 64.65%(695명), '대면 진료만 유지' 25.86%(278명) 순으로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본인 참여여부와 상관없이 향후 한국사회에서 원격의료 정착여부' 질문에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필연적으로 정착 42.04%(454명), '격오지나 교도소 등의 특수상황에만 선별적으로 시행 29.91%(323명), '국토가 좁고 의료기관이 밀집한 한국의료 특성상 원격의료는 성공하지 못한다' 28.06%(303명) 등 의견이 나왔다.
박 회장은 "내과의사들은 대체적으로 원격의료 준비가 더 필요하며 시행된다면 대면진료 원칙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하지만 처방전 발행까지는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에 부정적 의견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추진될 것이라 보는 회원들이 많다"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사고 책임소재 문제가 꼭 해결돼야 한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원격의료를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격의료에 대한 분명한 책임소재 설정과 함께 1차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원격의료가 도입돼야 한다"며 "원격의료만하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원격의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선결과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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