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한 두잔' 괜찮을까?… 소량음주도 암 사망 위험 높여

주류 속 발암물질 원인… 한국인 알코올 분해효소 없는 사람 많아

가벼운 음주도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잔을 즐기는 사람들도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고현영) 교수와 코호트연구센터 (류승호, 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2011년~2015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약 33만 명의 결과를 2017년까지 추적 및 분석한 결과, 가벼운 음주도 암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최근 밝혔다. 

음주는 암 발생과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가벼운 음주 또한 건강에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음주량과 암 사망률 간의 보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자, 평생 비음주자(태어난 이후로 제사/종교행사를 제외하고는 음주를 하지 않은 사람)와 과거 음주자(과거에는 음주를 했으나 현재는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로 하루에 0.1g 이상 10g 미만 음주자 하루에 10g 이상 20g 미만 음주자 하루에 20g 이상 40g 미만 음주자 하루에 40g 이상 음주자로 분류했고, 평생 비음주자를 기준으로 음주량과 암 사망 위험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평생 비음주자를 기준으로 과거 음주자(과거에는 음주를 했으나 현재는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는 2.75배 하루에 0.1g 이상 10g 미만 음주자는 1.67배 하루에 10g 이상 20g 미만 음주자는 2.41배 하루에 20g 이상 40g 미만 음주자는 2.66배 하루에 40g 이상 음주자는 2.88배 암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HO기준 알코올 10g=표준잔 1잔)

특히 과거에 음주를 한 경험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증가되는 것이 관찰되었는데, 과거 많은 연구들에서 평생 비음주자와 과거 음주자를 구별하지 못해, 저용량 음주에서의 보호효과가 관찰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평생 비음주자와 과거 음주자를 구별했으며, 평생 비음주자에 비해 소량의 알코올 섭취군에서도 암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가벼운 음주도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술에 포함된 다양한 발암물질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알코올 분해효소 즉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없는 사람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14년 유럽의 음주 가이드라인도 암 예방을 위해서는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발표한 바 있고, 국내 암센터 가이드라인에서도 하루 한 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에서 과거에 음주를 하던 사람이 소량의 음주자보다 높은 위험률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음주자들은 끊기 전까지 많은 양의 술을 마셔서 소량 음주자 보다 누적된 알코올 소비량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술을 끊는 것보다 소량의 음주가 낫다고 결론 지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고현영 교수는 “이번연구에서는 저용량 음주군부터 암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어, 소량의 음주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스트레스 해소 및 사회적 관계를 위해 선택하게 되는 가벼운 음주 또한 건강을 위해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홍유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