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 5곳 임상진입

[창간 55주년 기획1/ 제약·바이오업계 코로나19 백신개발 속도전] 국내 연구개발 현황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비교임상 도입 등 국산 백신 개발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책에 나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더딘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통상 신약이나 백신 등의 개발엔 막대한 비용과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초기 연구와 비임상 단계를 거쳐 후보물질 도출과정을 거쳐 임상1상에서 안전성을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2상과 3상을 통해 약물 효능과 안전성을 최종 입증해야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여정을 거쳐야 가능하다.

하지만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백신은 긴급함의 요구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화이자는 WHO의 팬데믹 선언 직후인 20204월 임상1·2상에 돌입한 이후 같은 해 12월 mRNA(리보핵산) 백신에 대해 FDA 긴급승인을 획득했다.

이같이 유례없이 빠른속도로 단기간에 백신이 탄생된 배경에는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실제 미국은 화이자와 얀센, 모더나 등 업체에 수조원을 투입했고, 영국 역시 아스트라제네카에 1조원 이상 지원했다.

우리 정부도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지난해 490억원과 올해 6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필요시 추가 예산지원도 검토할 계획이지만 임상 최종단계인 3상에만 수천억원씩 드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임상3상 시험 대신 이미 승인된 코로나19 백신과의 비교임상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마련한 배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말까지 비교임상 등을 담은 백신 개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비교임상 방식은 기존 허가된 백신과 비교해 새로 개발된 백신이 유사한 수준의 면역원성(항체가 등)을 갖는지 확인해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기존 3상 임상 방식에 비해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이미 출시돼 접종이 진행 중인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과 비교 연구만으로 효능·안전성을 검증하고 대규모 임상에 투입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백신 개발 속도를 한층 앞당길 수 있다. 다만 비교임상은 세계 각국이 동의해야 객관적 지표를 마련할 수 있어 식약처는 비교임상 지표 마련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5곳이다. 파악되고 있다.이들은 임상1상과 2상이나 2a(2상 초기)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임상3상 진입 가시권에 있는 기업은 제넥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 정도다. 제넥신은 DNA 백신 GX-19의 안전성·내약성·면역원성을 탐색하기 위해 국내 210명 대상으로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글로벌 임상 진행 결정한 제넥신은 현지 제약사 칼베파르마에 1000만회분 백신을 우선 공급하고 칼베파르마는 임상 3상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한미약품과 245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맺음에 따라 상용화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60명을 대상으로 한 1·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면역증강제를 포함한 SARS-CoV-2 재조합 단백질 나노입자 백신(GBP510)의 안전성·내약성·면역원성을 평가한다.

두 물질을 비교평가해 임상 데이터가 우수한 파이프라인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인 가운데 올 3분기에 임상3상 진입,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 12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345명을 대상으로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유바이로직스와 셀리드도 각각 1·2, 1·2a상을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mRNA(리보핵산) 방식의 백신 생산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mRNA 백신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례로 이스라엘이 화이자 mRNA 백신 투여로 성공적인 집단면역 국가 사례를 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완제 공정을 맡은 데 이어 mRNA 백신 원액 생산 설비를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에스티팜, 한미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도 초기 준비 단계에 착수했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의 특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RNA 형태로 만들어 우리 몸에 투여하는 백신이다. 국내에서 이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진입한 업체는 아직 없지만, 에스티팜이 올해 안으로 1상을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핵심적인 5프라임-캐핑(5'-Capping) 기술과 mRNA 기반 약물을 체내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미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도 코로나19 mRNA 백신개발에 손을 맞잡았다. 해외에서 시판되고 있는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면서 아직 후보물질 단계인 진원생명과학의 mRNA 백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런 기술에 한미약품의 2만리터() 규모 경기도 평택 소재 바이오플랜트 2공장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은 유전자 백신인 mRNA 백신의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는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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