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하천오염막는 장기계획을 실천하자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4대강 녹조가 늘어나서 보를 터야 한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첫째로 공기가 필요하고 두 번째는 물이다. 물은 마시고 생활하는 데는 물론이고 농사짓고 가축을 기르는데도 필요하다.

예로부터 치수는 나라의 첫째가는 일이었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요()임금도 물을 다스리는데 바빠서 삼년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치수를 잘 해야 한다. 남해안에 잘 생기는 바다의 적조도 넓은 의미의 치수에 관한 일이다. 생활하수와 사람의 배설물로 뒤범벅이었던 동경의 스미타가와강도 아름다운 관광지가 됐다. 1960년대 후반의 얘기다. 우리나라는 한참 산업화에 힘쓰던 시절이고 기회가 되면 세계보건기구도 보건관계 종사자들에게 외국의 여러 나라를 구경시켜주던 때다. 당시 싱가포르에 가보니 공장과 가정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기 쉽다고 하수처리장을 대대적으로 짓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하수처리장이 없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마시는 상수도 취수원이 바로 옆인데 안양천을 위시해서 한강지천에서 물이 처리되지 않고 곧바로 한강으로 유입됐다. 여름철 영등포를 지나 인천으로 가는 전철을 타면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기 일쑤였다. 그러나 폐수를 내보내는 공장을 단속하고 처리시설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물고기가 노닐고 주변은 산책로가 됐다.

4대강 사업 때문에 고인물이 늘어나고 축산폐수는 물론 산업장에서 나오는 각종 오수 때문에 녹조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날씨가 더워지면 남해안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적조가 때로는 동해안까지 덮쳐서 물고기 양식장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근본적으로 따진다면 이런 적조는 넓은 의미에서 해양오염 때문에 생겨난다. 날씨가 더우면 산업장의 폐수와 생활하수가 늘어나고 그것을 먹이로 해서 여러 가지 해양식물이 늘어나 적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를 없애기 위해 산업장이나 축산농가에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한강 같이 취수원이 많은 곳에는 지천마다 하수처리장을 만드는 것이 좋다. 오염된 물이 마구 들어오는데 보를 만들어 과영양 상태에 빠지면 녹조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공기에 관련된 대기오염 방지도 중요하지만 이런 물에 대한 수질관리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깨끗한 수돗물을 만들고자 고도정수장을 만드는데 힘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뉴질랜드에 가보면 강물을 거르지 않고 수돗물로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강물이 깨끗해지도록 힘써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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