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의 對중동 수출이 지난 8년 새 265배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제 중동에서도 K-뷰티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저유가로 인한 중동 국가들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체 화장품 시장규모는 2015년 약 180억달러(20조원)를 기록했다. 이 시장의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세계시장 성장률(3%)의 2배가 넘는 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OTRA(사장 김재홍)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중동 주요국 화장품 시장 동향과 우리기업 진출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의 국가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사우디가 52억달러로 가장 크고 그 뒤를 이란(28억달러), 터키(25억달러), UAE(20억 달러)가 잇고 있다. 또 이들 4개국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동의 화장품 수입규모는 61억달러며, 수입국은 약 20% 비중을 차지한 프랑스를 선두로 독일 등의 선진국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제 23위의 수입국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화장품의 對중동 수출은 2008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6년 3582만달러를 기록, 8년 만에 265배가 늘어났다. 이는 한류에 힘입어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피부 관리 노하우, 화장법이 전수되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2011년 이후 미샤, 더페이스샵 등의 현지 진출과 K-뷰티의 효과로 對 중동 수출액이 급증했으며 2014년부터 연평균 15%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 화장품 기업들이 현지에 직접 진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것도 중동시장 수출 증가에 한몫했다.
주요 국가 별 시장 정보를 살펴보면, 먼저 중동 최대의 화장품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의 사회진출과 그루밍족 증가로 색조화장품이나 보습·미백 기능의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관련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UAE는 천연원료나 오가닉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피부타입에 따라 세분화된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이란은 젊은 여성 중심의 색조메이크업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며, 안티에이징 등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터키, 이스라엘, 모로코, 카타르 등에서도 한류의 확산과 함께 한국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에서 선호하는 한국 화장품은 색조제품 중 자외선 차단과 피부노화방지 기능이 있는 BB·CC크림이다. 햇빛이 강하고 건조한 중동지역 기후에 적합한 안티에이징·보습 기능을 함유한 스킨케어 제품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제품에 비해 기능이 떨어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한국 화장품에 중동 사람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숯과 화산재 추출물 마스크 팩, 과일모양 용기 모양의 핸드크림, 수딩젤 등 창의적인 디자인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중동에서 불기 시작한 K-뷰티 바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에 개방적인 젊은 소비자를 주 타깃층으로 삼아 맞춤형 멀티기능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한국 화장품이 제품 다양성과 가격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색조 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화장품 트렌드에 맞춰 천연재료 성분의 화장품도 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마케팅 활동 측면에서는 10~20대 여성 층을 대상으로 SNS 등 온라인 제품정보나 구매후기에 가성비가 높고 안티에이징, 보습 등 다양한 기능을 가졌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사우디, UAE, 카타르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그루밍족을 중심으로 남성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중동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사전에 제품 사전등록, 할랄인증 강제여부 등의 준비작업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우디, UAE, 터키 등 대부분의 국가는 제품 사전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등록절차 진행 시 현지 라이선스(Trade License 등)를 요구하기 때문에 에이전트와의 협력이 필수다. 할랄인증의 경우 이란과 이집트만 강제이며, 나머지 국가에서는 권고사항이란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중동은 K-pop과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에 힘입어 우리 화장품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유망 시장으로, 라이선스를 가진 현지 에이전트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진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현지 기후 특성을 고려한 자외선 차단, 보습, 안티에이징 등의 기능성 제품과 SNS나 메이크업 체험 시연회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하는 맞춤형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