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 “5천억원 아토피 치료제 시장 잡아라”

중외·일동·휴온스, 신약 임상시험 중…강스템바이오텍, 즐기세포 치료제 개발

5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을 둘러싸고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아토피는 가려움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생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100여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이 아토피 질환으로 치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그동안 과학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아토피 질환을 정복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도전이 시작됐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임상 후보물질인 ‘FR-1345'의 개발에 착수했다. ‘FR-1345'는 C&C신약연구소로부터 도입한 신규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JW중외제약은 2018년 임상 1상 시험 개시를 목표로 금년 하반기부터 FDA IND(임상허가신청) 수준의 비임상시험에 착수하고 약물 생산 연구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C&C신약연구소’는 1992년 JW중외제약과 로슈그룹 산하 쥬가이제약이 50:50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 법인이다.

일동제약이 아토피피부염 개선용 프로바이오틱스 ‘ID-RHT3201’에 대한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D-RHT3201’은 인체의 면역세포와 면역시스템에 대한 조절 및 균형을 유도하는 열처리된 프로바이오틱스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와 관련한 특허에 등록돼 있다. 일동제약은 ID-RHT3201에 대한 후속 개발 작업을 통해 기능성 제품은 물론, 의약품 등 의료용 소재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휴온스는 지난해 와이디생명과학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천연물 성분 아토피 치료연고 'YD-109'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과제에 선정돼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연내 임상 3상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기존 스테로이드성 약물이 가지는 부작용 감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이오벤처업계도 아토피 정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세계 최초로 제대혈 줄기세초 기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AD'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유럽에서도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이식거부반응이 없어 부작용이 없고 쉽게 대향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이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쎌바이오텍은 ‘듀오락 에이티피’ 균쥬 조성으로 ‘아토피 예방 도는 치료용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쎌바이오텍에서 특허를 취득한 듀오락 에이피티의 4종 균주가 피부염 발생의 주요 요인인 혈청 면역글로블린 IgE의 양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킴을 입증해 새로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의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큐리언트는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중인 'Q301'의 미국 임상2상 전기를 끝내고 올 중으로 후기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Q301은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물질 중 하나인 류코트리엔 생성을 차단해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물질이다. 미국 임상에서 최저 용량만으로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학계에서도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거들고 나섰다. 한양대 생명과학과 최제민 교수팀은 최근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과 단백질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최 교수팀은 사람의 피부조직을 투과할 수 있는 새로운 피부투과성 팹타이드를 발견해 이를 기반으로 염증성 싸이토카인 신호조절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아토피 치료제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9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2년에는 56억 달러(6조7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다국적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화이자와 노바티스가 아토피 치료약 전문업체인 아나코와 지아코를 각각 인수한 뒤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사노피는 아토피 신약 ‘듀픽센트’ 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은 원인과 발생기전이 다양한 만큼 완치 개념의 치료제 개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치료제 개발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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