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화이자 면역항암분야 손 잡는다

품목허가용 임상연구 등 최대 20건 내년에 시작

머크는 미국의 화이자와 자사의 항-PD-L1 항체 약물인 MSB0010718C를 공동 개발·상업화하는 글로벌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전했다.

MSB0010718C는 현재 다수의 종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양사는 이번 제휴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이 약물은 단독요법은 물론 화이자와 머크가 보유한 기승인 약물 또는 후보 약물과의 병용요법제로 개발될 계획이다. 양사는 또한 화이자의 항-PD-1 항체 약물의 임상 1상 시험을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는 또 양사가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화이자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잴코리(XALKORI)의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칼-루드비히 클레이 머크 회장은 “우리는 헬스케어, 기능성 소재, 생명과학의 3개 핵심 사업 모두를 강화하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올해는 AZ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 인수와 시그마-알드리치 인수 제안에 이어 헬스케어 분야로도 초점을 돌리고 있다. 화이자와의 계약은 우리의 제약 파이프라인의 도약에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머크 세로노 바이오제약 사업부 사장 겸 CEO이자 최근 머크 보드 멤버에 선임된 벨렌 가리조는 “양사는 이번 글로벌 협약을 통해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양사의 강점과 역량을 활용해 다수의 종양에 대한 환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치료제 개발에서 한발 더 앞설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내년에는 품목허가용 임상연구 등 최대 20건의 최우선 임상개발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 “이밖에도 이번 글로벌 제휴로 머크는 미국의 항암제 시장에 조기에 진출하고 다른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항암제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머크의 항-PD-L1 항체는 현재 2건의 임상 개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55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수의 종양에 대해 MSB0010718C를 평가하는 임상 1상 연구다.

지난 9월 18일 머크가 개최한 IR 행사에서 공개된 임상 1상 예비 결과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과 난소암에 대해 완전 및 부분 반응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있을 학회에서는 추가적인 연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또 다른 연구는 임상 2상 연구로 희귀성 피부암인 머클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머크는 계약금 8억5000만 달러를 받게 되며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20억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양사는 모든 개발과 상업화 비용을 분담하고, 항-PD-L1 또는 항-PD-1 계열 제제의 판매 수익을 나눠 갖기로 결정했다.

최근 머크 보드 부회장에 선임된 스테판 오쉬만 머크 의약사업 CEO는 “이번 글로벌 제휴를 통해 면역항암제 분야에 대한 머크의 전략적 집중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이는 항-PD-L1 제제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용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항-PD-L1 개발 프로그램의 성공과 화이자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우리가 최근 이룩한 R&D 파이프라인의 성과를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화이자의 백신·항암제 및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의 앨버트 부얼라 사장은 “이번 글로벌 제휴로 다수의 종양 분야에서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화이자와 머크가 상호보완적으로 양사의 장점에 집중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머크의 가능성 있는 항-PD-L1 항체와 저분자와 항체로 구성된 화이자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합하면 암환자를 위한 면역요법 사용의 저변을 확대하고, 우리의 항암제 사업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휴 덕분에 우리의 개발 프로그램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면역 항암제 부문에서 높게 일고 있는 파고에 첫 주자로 동승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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