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전체의학시대에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보건포럼]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 서정선 교수

올해 1월 8일과 9일 양일 간 워싱턴소재 미국 과학한림원에서 25개국의 유전체의학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6차 유전체의학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필자, 김종일교수(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 한복기박사, 그리고 조성범과장(국립보건원)이 참석했다.

회의는 듀크대의 G.긴즈버그교수와 미국 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의 T.마놀리오 박사가 공동좌장으로 진행했다. F.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바마정부가 유전체의학을 새 의료체계로서 정착시킬 의지를 갖고 있음을 내비치면서 각국이 서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이번 회의에서 이끌어 주기를 당부했다.

실제적으로 미팅의 주역이기도 한 NHGRI 소장인 에릭 그린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미래 유전체의학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팅 참가국대표들이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갈 것을 회의 기간 내내 강조했다.

미리 예측한 대로 나라별로 의료의 수준차이와 현재 당면한 문제들의 각각 다른 상황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선진국이나 개도국이나 의료 혁신 없이는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의 양적 팽창 때문에 미국식 고비용저효율의 현행 의료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놈정보를 이용한 의료비의 절감만이 지속가능한 해결책인 것이다.

그렇다면 유전체의학은 이미 실제 적용할 준비가 끝났는가? 어디에 변이가 있으면 어떤 질병에 걸릴 지를 예측할 유전정보 목록들이 다 나왔는가?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컨텐츠가 만들어 질 것이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 암과 유전병들을 중심으로 나라마다 대규모 게놈계획이 시작되거나 계획되고 있다. 영국의 10만명 Genomics UK계획이나 캐나다의 Genome Canada계획, Arabian Genome계획 그리고 가이싱어 헬스센터의 Genome계획 등이 발표되고 열띤 토론이 뒤따랐다.

T.허버드 박사는 환자들의 게놈정보을 전자차트로 된 환자 질병정보와 비교해 3년 내에 완성시킬 것을 발표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에는 유전체대표단이 주로 의사 연구자로 돼 있어 의료와의 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유전체기술 중심의 접근으로 의료와의 연결은 생각도 못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유전체기술을 의료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유전체정보를 기술측면에서 접근하려는 미래부나 산업부의 관점을 근본부터 바꿔 이제는 기존 의료와의 융합에 중점을 둬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교육의 중요성이다. 일반 대중의 게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과 스미소니안 박물관이 새 유전체의학 전시관을 새로 마련해 한 해 약 100만명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의학을 진수시키기 위해 정부와 학계가 어떻게 협조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본보기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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