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하지정맥류 환자 늘었다. 그 이유는?

적정 체중 유지하고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틈틈히 스트레칭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

이모씨(34세)는 장시간 서서 강의하는 학원 강사다. 최근 여름 방학 시작과 함께 특강과 보충수업 등이 늘어나면서 더 오랜 시간 서 있게 되었다. 이모씨는 평소에 다리가 자주 붓고 아팠지만 서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작년 출산 후 종아리에 파랗게 핏줄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점점 통증도 더 심해졌다. 최근엔 핏줄이 더 도드라져 날씨가 더운 날 원피스나 반바지를 입기에도 신경이 쓰일 정도.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하지정맥류라는 진단을 받았고 튀어나온 정도가 생각보다 심해 레이져와 고주파 시술을 받기로 했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 요인이나 임신 중 자궁이 커져 정맥 순환 장애가 생기면 발병하기 쉬운데 오래 서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아 하지정맥류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 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지난 2007년 12만 명에서 2012년 14만 명으로 5년동안 약 17% 증가했으며 특히, 6월부터 하지정맥류 환자가 증가해 7-8월 여름철에 평소보다 약 30% 정도의 환자가 증가한다고 조사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지정 외과전문병원 민병원의 김종민 원장은 “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나 장마철 빗물에 옷이 젖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짧은 하의를 즐겨 입게 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증상이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아지면서 자연히 체내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정맥이 더 잘 늘어나고 피가 고여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발과 다리의 정맥 혈관벽이 약해지거나 정맥 내 판막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정맥 일부가 확장된 질환이다. 정맥 벽에 늘어나고 다리에서 심장으로 순환해야하는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정맥에 피가 고이면서 피부에 비치거나 튀어나오게 된다.

육안으로 드러나는 증상 외에도 평소 다리가 자주 붓고 후끈거리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초기에는 혈관만 눈으로 보이고 통증이 심하지 않지만 질환이 상당 진행되면 저리고 쑤시는 증상이 심해지고 혈전증이나 궤양 등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등은 증상을 더욱 심하게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나면 도플러 초음파라는 혈관용 초음파로 질환을 진단하게 된다. 환자의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되는데 역류가 있어도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우선 약물치료나 의료용 스타킹 치료를 병행하면서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김종민 원장은 “다리 저림과 무거운 느낌 등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정맥 내 경화제 투여나 레이저 치료술 및 고주파 등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며 “레이저와 고주파 치료는 국소마취 후 레이저를 이용해서 손상된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인데 정맥 절제술 보다 보존력이 좋고 짧은 시술 시간으로 회복 또한 빨라 만족도가 높은편”이라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틈틈히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누워 있을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병원에서 추천하는 의료용 스타킹을 착용해 적절한 압력을 가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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