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애 씨는 폐렴과 함께 심한 황달, 복수, 심한 간성 혼수로 의식이 거의 없이 2주 가까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의료진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KONOS)의 뇌사자 장기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 가족들에게는 기다리는 동안 돌아가실 수 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도 이미 전해진 상태였다. 크리스마스 이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로부터 뇌사자가 발생해 그 이식 대상자로 박성애씨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의료진은 빠르게 움직였다. 수술을 집도할 홍근 교수팀은 앰블란스를 동원해 뇌사자가 있는 대전으로 향했고, 이내 장기를 얻기 위한 수술을 시작했다. 어렵사리 간 구득을 마치고 새벽 3시에 다시 이대목동병원에 도착해 마침내 홍근 교수는 박성애씨 몸에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뇌사자로부터 이식할 간을 구하는 것부터 모든 것이 어렵게 진행된 간이식 수술이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박성애씨 몸상태였다. 오랜 투병생활과 심한 간성혼수로 인해 박성애씨의 몸 상태는 간이식을 받아도 의식이 돌아올지 알기 어려울 만큼 약해져 있었다. 특히 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간문맥에 혈전이 생겨 완전히 막혀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홍근 교수는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부터 시작해 구해온 간을 문합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로써 뇌사자 발생부터 24시간이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정오를 넘어서야 모든 간이식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다행히 간은 제 기능을 되찾았고 의식도 돌아와서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 전 호전되고 있던 폐렴이 다시 악화됐다. 중환자실에서 다시 기도 삽관 및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았고, 설상가상으로 급성신부전이 악화돼서 투석도 병행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영주 중환자 실장과 홍근 교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달 남짓 기나긴 중환자실 투병 결과 결국 폐렴, 신장 기능은 호전됐고 인공호흡기도 중단할 수 있었다. 의식이 없어 가족도 알아 볼 수 없었던 박성애씨는 가족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일반 병동으로 옮긴 후 재활 치료를 시작,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홍근 교수는 “다양한 원인 질환에 대한 간이식 성공은 어떠한 질환의 환자도 이식이 가능하며 뇌사자 간이식뿐만 아니라 생체간이식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고른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100% 성공률은 수술 능력도 중요하지만 신속하면서도 세심한 수술 후 관리 및 치료가 중요하며 우리 병원의 특화된 장점” 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이 고난이도 간 이식 수술을 잇따라 성공시킴에 따라 앞으로 일부 병원에 편중되어 있던 간이식 수술 대기 현상도 해소되고 환자들의 병원간 이동에 따른 불편과 비용 부담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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