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더 긴장되는 ‘당뇨병’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우정택 교수 (내분비대사센터장)

  
□당뇨병의 현 상황
세계당뇨병연맹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7천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 세계인의 8.3%에 달한다. 이 중 50%가 자신이 당뇨를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니 더 놀라운 일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3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320만 명으로 추산되며, 2050년에는 600만 명으로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 중 혈당조절이 양호한 경우는 30% 밖에 되지 않으며, 14%는 어떠한 치료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뇨병의 위험성-당뇨합병증
세계당뇨병연맹은 당뇨병 환자의 절반이 60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당뇨병을 조절하지 않는 환자에게서 만성합병증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에는 당뇨병성 망막증이 있으며, 이는 성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말기신부전증 역시 당뇨병이 주요한 원인이 되는데, 이때는 혈액·복막투석 또는 신장 이식을 받아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비만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때문에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관상동맥질환, 뇌경색과 말초혈관장애 등의 매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영양 상태나 위생환경이 좋지 않아 당뇨병 환자에서 여러 감염병이 나타나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영양상태가 좋으며, 의료 접근성이 높아 감염에 대한 합병증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암 발생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원인
당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한 가지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생활을 들 수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 ‘나우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당뇨병 유병률을 보이는데, 대부분의 국민이 비만이며 30%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나우루는 최근까지 전통적인 삶을 영위하며 비만과 당뇨병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수 십 년 전 인광석의 발견으로 서구 문명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며 많은 서구 자본이 유입됐다. 나라가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짐에 따라 고열량 음식 섭취는 급격히 증가했고, 삶이 편리해지며 비만과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50년 전만 해도 당뇨환자가 전체의 1% 정도였으나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지금은 약 8%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당뇨병 환자의 약 70%는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

또한, 세계당뇨병연맹은 전 세계 당뇨병 환자의 5명 중 4명이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한다. 식량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매우 싼 고칼로리 음식이 대중화되면서,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 영양 균형보다는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선호하며 비만과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진단
당뇨병은 혈당이 기준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진단된다. 구체적으로는 공복 시 혈당이 126mg/dL 이상 또는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dL이상인 상태가 2번 이상 측정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복 시 혈당이 100mg/dL이 넘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40mg/dL 이상 되면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한다.

이를 방치하면 1년에 100명 중 5명은 당뇨병으로 진행이 되며, 10년 후엔 절반에서 당뇨병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 620만 명으로 당뇨병 환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
예방법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실천하기가 어렵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증도 이상의 운동(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5일 이상, 땀이 약간 날 정도의 운동량)을 하는 것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체중을 5~10% 감량하면 약 5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꾸준히 실천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의료진과 상의하고 자기만의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동을 시간 내서 한다는 것 자체가 경제적·시간적인 여유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찾는다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BMW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고급승용차인 BMW가 아닌, Bus(버스)-Metro(지하철)-Walk(걷기)로 출퇴근 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이는 매우 현명한 생각이며, 굳이 시간을 내서 운동하지 않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충분할 것이다.

□치료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당강하 약제에만 의존하면 단기간 혈당은 조절될 수 있으나, 이후 혈당이 계속 상승하게 된다. 어떠한 약제도 당뇨병 진행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직 없다.

때문에 기본적인 운동과 식사조절이 가장 중요하며, 그럼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때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당뇨병 진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운동과 식사조절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일시에 당뇨병이 완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은 근본적으로 고칼로리 음식섭취와 운동량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또 이전과 같은 무절제한 생활을 하게 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며 증상이 점점 악화하게 된다.

당뇨병 관리는 마라톤과 같다. 선두에 달리고 있다가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 못하면 다시 하위로 밀려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는 것만이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겨울나기
당뇨환자는 특히 겨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에는 운동량이 감소하고 식사 열량과 지방 섭취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조시간이 짧기 때문에 햇빛 노출이 줄고 결과적으로 비타민D 수치가 낮아지며, 신체의 전반적인 대사 상태가 좋지 않은 쪽으로 변화된다.

혈압도 여름보다 겨울에 조금 높아진다. 특히 노인에서 변화가 더 심하며, 마른 체형일수록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또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소 중 하나인 콜레스테롤 역시 겨울에 증가한다.

최근 연구결과에서 보면 혈당도 겨울에 증가한다고 한다. 신체적인 활동이 적고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요소인 혈당,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 특히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하고, 특히 더운 곳에서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서서히 몸의 온도가 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옷을 입게 되면 거동의 불편함으로 낙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옷의 선택도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너무 낮지 않고 화창한 날씨에는 손과 팔, 얼굴이라도 햇빛을 받아 비타민D의 합성을 증가시켜야 한다. 생체에서 합성된 비타민D는 복용하는 것보다 훨씬 활성도가 높으며, 뼈의 대사나 그 밖의 많은 신진대사에 좋은 역할을 하고 콜레스테롤도 감소시킨다. 또한,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멜라토닌이 증가하고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햇빛을 자주 쬐는 것은 비타민D 합성 증가뿐만 아니라 계절성 우울증의 예방에도 도움 된다.

겨울에는 도시인보다 전원생활을 하는 당뇨병 환자가 혈당이 더 높은 것을 흔히 보게 된다. 도시인은 계절에 관계없이 비슷한 활동량을 갖지만, 농사를 짓거나 전원에서 일을 하게 되면 겨울에 활동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그동안 추수한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체중과 혈당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전원은 도시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에 겨울에 더 활동량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겨울에는 실내에서 운동기구를 이용한 운동방법을 고려해야 하며, 가까운 실내 체육관을 찾아 자신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추수해서 쌓아놓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옥수수, 감자, 고구마, 감 등을 상시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는 급격한 온도변화와 고열량의 탄수화물 음식 섭취를 주의하고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식단을 고려해야 한다. 적절한 실내 습도와 온도 조절, 신체의 햇빛 노출에도 신경 써야 한다. 노인은 야외활동보다 실내운동을 잘 활용해야 하며 독감 및 폐렴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당뇨병의 위험성-당뇨합병증

세계당뇨병연맹은 당뇨병 환자의 절반이 60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당뇨병을 조절하지 않는 환자에게서 만성합병증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에는 당뇨병성 망막증이 있으며, 이는 성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말기신부전증 역시 당뇨병이 주요한 원인이 되는데, 이때는 혈액·복막투석 또는 신장 이식을 받아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비만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때문에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관상동맥질환, 뇌경색과 말초혈관장애 등의 매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영양 상태나 위생환경이 좋지 않아 당뇨병 환자에서 여러 감염병이 나타나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영양상태가 좋으며, 의료 접근성이 높아 감염에 대한 합병증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암 발생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우정택 교수 (내분비대사센터장)

약 력
경희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現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및 주임교수
미국 밴더빌트 의대 당뇨병연구센터 연구원

전문 진료분야
당뇨병, 갑상선질환, 성인내분비질환, 난진클리닉

학회 활동
現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위원장 역임
대한비만학회 편집위원회 이사 역임
대한당뇨병학회 교육이사 역임
대한당뇨병학회 치료소위원회 위원장 역임
대한내분비학회 감사 역임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미국내분비학회 정회원
미국당뇨병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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