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보건의료단체 "단결된 힘으로 잘못된 정책 바꾸자"

'의료영리화' 저지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 시작

  
보건의료 영리화 저지를 위해 6개 보건의료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공동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같은 상황은 보건의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6개 단체는 27일 오후 6시 30 서울역 광장에 모여 '의료영리화 저지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공동 캠페인'을 열었다.

이날 모인 6개 보건의료단체는 '보건의료가 영리화·상업화의 길로 가느냐, 공공성·공익성의 길로 가느냐'하는 갈림길 앞에 오늘부터 직접 시민들을 만나 정부가 강행하는 보건의료영리화정책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내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적 여론을 모아내기 위해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전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 추진하려는 보건의료영리화정책을 전면 중단하라"며 "왜곡된 보건의료제도를 바로세우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을 전향적으로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병원 영리자회사, 원격의료, 법인약국 등 의료를 돈벌이로 내모는 의료영리화는 우리 국민에게 필요하지 않다"며 "뒤틀리고 꼬인 문제투성이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이젠 국민의 힘으로 바로 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6개보건의료단체 수장들은 취지 발언을 통해 가자 착잡한 심경들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먼저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취지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5개 보건의료전문단체 대표들과 임원들, 그리고 전국보건의료노조산업 조합원들 등 소수인원이 서울역 어두운 광장에 나와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서 있다"고 호소했다.

노 회장은 "이 시위는 정부가 다른 시위와 똑같이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우리는 지금 초라하게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을 알리고 있지만, 정부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정책을 강행한다면 그 시작은 초라하지만 결말은 결코 초라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노 회장은 "지금 당장 잘못된 의료제도에 고통받고 신음하고 있는 환자들, 매일 잘못된 제도 속에서 똑같이 신음하고 있는 보건의료인들, 그 가운데서 생명을 잃고 있는 많은 국민 등의 생명을 살리고 아픔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   
▲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도 "정부는 의료산업화라고 하지만 우리는 상업화라고 한다"며 "정부는 또 영리자회사 허용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영리병원 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제도를 국가가 통제해야 하는데 자본에 맡기겠다는 것은 건강보험제도를 사보험이 지배하게 해 결국 건강보험제도 몰락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정부가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해서 방어벽을 치게 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그러나 지금도 수많은 사무장 병원의 바지원장, 바지약사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수사권은 있느냐, 아니면 잡을 의지는 있느냐"면서 "결국 돈의 흐름을 보고 잡아야 하는데 그것은 불투명 하기때문에 잡지 못한다. 무엇으로 잡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결국 안방에 앉아 남의집 금고 속에 비밀 장부를 보겠다는 것과 똑같다는 비판이다.

김 회장은 "재벌에게 판을 깔아줄테니까 적당히 돈을 벌고 걸리지만 말라 하는 것과 같다"며 "서류는 저들이 더욱 완벽하다 어떻게 잡아내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   
▲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 역시 의료상업화라는 정부의 주장에 반박하며, 정부가 지금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자본의 속성은 바로 이익창출이다. 국민이 자본에 노출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는 자명하다"며 "결국 빈익빈 부인부 현상에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상업화, 영리화, 민영화 등이 다 아니라고 말한다. 도대체 그 실체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김 회장은 또 "이익을 보는 대상 역시 국민과 의료인이 절대 아니"라며 "결국 돈을 투자하는 자본가가 이익을 보게 돼 있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두고도 정부는 지금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도 취지 발언을 통해 정부는 거대자본 투자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인 환자를 분풀이대상으로 전략시키는 보건의료영리화 추진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리화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게 근간을 뒤집을 만큼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민간 투자활성화라는 명목하에 원격의료 등 보건의료 영리화 정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또 "대기업 유통 빵집이나, 편의점으로 인해 소상공인이 쓰러져 가듯 유수의 단골약국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서민이 땀 흘려 번 돈이 프랜차이즈 업주나, 자본가의 배로 들어갈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약국 접근성 저하, 국민의료비 상승 초래, 비정규직 양산 등 직간접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   
▲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 
  
 
마지막으로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현재 의료는 뭔가 손질이 필요하지만 그 대안이 원격진료와 투자활성화대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 정부는 대국민 의료서비스 향상과 일자리 창출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부의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매달 꼬박꼬박 내는 건강보험료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급여로 내야 하는 병원비가 부담돼 민감보험을 한 두개씩 꼭 들어야 하는 지금의 현실 먼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쏠림현상, 왜곡된 의료공급체계 등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이렇게 많이 바꿔야 하는 현실들을 나두고 정부는 원격진료와 자본에게 투자를 해서 돈벌이를 하려고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유 위원장은 특히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보건의료 일자리를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IT업계, 몇몇 자본에게 배불리는 이 정책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앞으로 이들 단체는 이번 캠페인 이후, 각 일터에서 현수막 걸기, 포스터 붙이기 등을 진행하면서 보건의료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보건의료전문가들과 노동자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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