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코카콜라·펩시코 실적 부진

지역·제품 다각화…M&A로 신흥시장 공략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코 등 글로벌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이 미달한 이유로는 크게 소비 부진, 환율 변동, 건강음료를 선호하는 트렌드 변화 등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신한금융투자 홍서진·조현아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시장의 거대기업들이 이같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현지 업체의 인수를 통한 신규 시장 개척과 제품 다각화를 통한 시장 공략을 글로벌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코 3사 모두 유럽·북미 지역의 판매량은 정체 혹은 소폭 역신장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네슬레는 환율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에 그쳤으나 유럽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코카콜라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에 그치며 부진했으나 펩시코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들 글로벌 업체는 인수 또는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신흥 시장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네슬레의 경우 와이어스 인수로 중국 내 분유 점유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코카콜라는 탄산 시장 감소를 차 음료, 주스 등 품목 다각화로 만회하고 있다. 펩시코는 스낵의 성장이 음료 시장 부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네슬레 뉴트리션 사업 지속 성장 주목
네슬레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32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26조969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240억 스위스프랑(27조 8995억원)보다 3.0% 하회했다.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이유는 환율의 영향이 컸다. 스위스프랑이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여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다.

지역별 실적을 보면 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지역과 미국 지역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 4.0% 감소했다. 그러나 유럽 지역 매출은 가격 전략 성공 및 러시아 신규 공장 가동 효과로 2.6% 증가했다. 경쟁사인 다논(Danone)이나 유니레버(Unilever)의 유럽 지역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반적인 실적은 부진했으나 유아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뉴트리션 사업부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네슬레의 뉴트리션 사업부는 분유와 시리얼의 지속적인 실적 호조로 매출액 성장률 6.6%를 달성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을 보여줬다. 와이어스 인수 후 중국 내 분유 시장 점유율(와이어스 11.5%, 네슬레 7.0%)이 확대돼 향후 100억 스위스프랑(11조6248억원) 규모의 중국 분유 시장에서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코카콜라, 품목 다각화 전략 돋보여
코카콜라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5%, 11.5% 감소한 120억달러와 25억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에 그쳤으나 2분기 연속 정체됐던 가격과 제품의 성장이 2%를 기록하며 판매량 부진을 만회했다.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북미 탄산음료 시장은 3분기에 2.5% 감소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인공 감미료에 대한 소비자 우려 확산으로 다이어트 탄산음료 시장 또한 7.5%나 감소했다.

코카콜라는 이같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품목 다각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달성을 도모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선진국 탄산음료시장 축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도 3분기 북미 매출이 0.9% 증가한 것은 차음료의 두자리수 매출 성장, 주스의 4% 매출 성장 때문이다.

또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유럽의 매출액이 10.2% 증가할 수 있었던 것도 주스 판매량이 두자릿수로 성장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선진 시장은 이미 소비 트렌드가 건강음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펩시코, 스낵사업 호조로 음료 매출 감소 만회
펩시코는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69억달러, 영업이익은 0.7% 감소한 28억달러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주요 신흥국들의 통화 약세, 이집트 정치적 이슈와 인도 내 가격경쟁 과열로 인한 AMEA(아시아·중동·아프리카:Asia, Middle East & Africa) 지역 매출 감소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음에도 나름대로 선방한 모습이다. 특히 경쟁사인 코카콜라 매출이 역신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펩시코의 북미지역 스낵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웰빙 바람에 영향을 받은 것은 펩시코도 예외는 아니다. 지속된 탄산음료 시장 축소로 인해 북미지역 음료사업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하며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미국 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는데 이는 즉석차, 스포츠 음료, 주스의 판매량 증가 때문이다. 탄산음료 판매량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신흥시장 진출․제품 다각화에 주력
글로벌 업체들은 선진 시장에서의 소비가 부진에 빠지자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북미·유럽의 식품 시장 성장률은 향후 3년간 연평균 2.7%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성장률은 향후 연평균 5.3%의 건실한 성장을 시현할 전망인 만큼 글로벌 업체들에겐 놓쳐선 안 될 시장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신흥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현지 업체 인수나 합작 회사 설립이다. 2012년 네슬레는 화이자 뉴트리션(Wyeth)의 인수를 통해 중국 분유시장 점유율을 7%에서 18.5%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와 함께 생수, 레토르트 죽, 프로틴 음료, 사탕, 의약품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 내 사업 분야를 확대해 왔다. 최근 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프랑스 식품 업체 다논은 2013년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인 멍니우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약 4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제품 다각화 역시 글로벌 업체들이 직면한 또 하나의 과제이다. 최근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필두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의 기존 주력 시장 (코카콜라, 펩시코의 탄산음료, 네슬레 음료와 제과)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미국의 탄산음료 시장이 5분기 이상 역신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에 글로벌 업체들은 제품 다각화를 통해 대비책을 마련했다. 코카콜라의 경우 지속적인 탄산음료시장 축소의 대응책으로 비탄산음료(즉석차, 주스, 스포츠음료 등)부문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안정된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펩시코의 경우 기존 주력 사업인 북미 지역 음료 사업은 6분기 연속 매출액이 마이너를 기록했다. 하지만 스낵 사업을 영위하는 펩시 프리토레이의 남미 지역에서의 높은 성장과 2001년 인수한 시리얼 업체 퀘이커푸드의 견조한 실적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글로벌 업체 성장전략 접목
홍서진·조현아 연구원은 "국내 기업 중에선 LG생활건강이 인수 합병 혹은 합작 회사 설립으로 신흥 시장 진출과 제품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영진식품 드링크 사업 인수 통한 건강 음료 사업 진출 △중국 더페이스샵 JV 설립 △일본 화장품 업체 인수 통한 통신 판매 시장 진출 등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의 행보를 보여 왔다.

LG생활건강은 2012년 긴자스테파니, 2013년 에버라이프 인수를 통해 일본 통신판매 화장품 시장에 손쉽게 진출했다. 또 더페이스샵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초기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매장수를 확보한 후 JV로 진출 방식을 변경해 관여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진출의 경우 인수나 합작 회사 설립을 통해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 한다는 전략이다.

제품과 유통 채널 다각화를 통한 성장 전략도 유사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0월 영진식품의 드링크 사업부 인수로 건강 기능 음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국내 탄산음료시장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코카콜라 음료의 커피, 비타민 음료 등 다양한 브랜드를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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