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후유증 ‘외이도염’ 예방하려면?

소리이비인후과, 6∼8월 물놀이의 계절, ‘외이도염’ 급증 주의

여름철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장맛비가 그치면 예상되는 불볕더위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물놀이 및 여름 레저 활동을 찾아 나서게 한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조사결과 올 여름 우리 국민 100명 가운데 63명이 여름휴가 계획을 갖고 있으며,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가장 많이 휴가를 떠날 것으로 조사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꼼꼼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신체 저항력이 약해져 바이러스성 질환의 공격을 받기 쉽다.

여름철 물놀이는 자칫 부주의하면 외이도염이나 중이염 등 다양한 귀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올 해 단 한번뿐인 여름휴가를 위해 바캉스를 떠나기 전 주의해야 할 귀 관련 질환 및 예방법에 대해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귀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외이도)에 생기는 피부염증질환을 외이도염이라 한다. 외이도는 평소 건조한 상태로 산성을 유지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귀에 물이 들어가 습기가 차고 산성이 파괴되면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 때문에 외이도염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물놀이 활동 시 귀에 물이 들어가게 되면 습관적으로 물을 빼내고자 면봉이나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게 된다. 물에 불어난 피부는 약한 접촉에도 쉽게 벗겨지는데 외이도에 상처가 나면서 녹농균이나 포도상 구균 등에 감염 돼 ‘세균성 외이도염(일명 물놀이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소리 이비인후과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3년간 외이도염으로 병원에 처음 내원한 5,078명을 분석한 결과 40.8%가 6~8월에 병원을 찾았으며 8월이 16.3%(827명), 7월 14.1%(715명), 6월 10.4%(528명) 순으로 확인됐다.

2012년 여름철에 외이도염으로 내원한 환자 중 25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을 한 결과 ‘물놀이 이후 증상이 생긴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65%(162명)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이 응답자의 55.6%(90명)는 평소 귀를 자주 후비는 습관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설문자의 48%(120명)는 귀에서 진물이나 통증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냥 지내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24.8%(62명)는 외이도염이라는 증상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귀는 피부가 부드럽고 약한 부위여서 작은 마찰에도 상처가 나기 쉽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면봉을 힘을 줘서 사용하거나 티슈로 무리하게 물기를 제거하는 것은 귓속에 상처를 남겨 세균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그 외에 평소 손으로 귀를 자주 만지거나 귀를 자주 파는 습관이 있으면 외이도염에 걸리기 쉽다. 이 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게 되면 만성으로 진행되기 쉽다.

소리 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여름철에는 물놀이 이후 외이도 관리를 소홀히 해 염증으로 이어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외이도염은 귀 먹먹한 느낌과 함께 귀에서 소리가 들리면 이명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염증이 심해지면 통증도 심해지면서 진물과 누런 귀지가 나온다. 외이도가 심하게 좁아지면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외이도염의 경우 외이도의 청결상태를 유지하면서 통증을 조절하고, 증상의 경중에 따라 적절히 약제를 사용한다. 보통 1주일 정도의 치료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하면 곰팡이 감염이나 세균저항이 커져 치료가 까다롭고 중이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귀가 '아프다', '간지럽다', '진물 및 고름이 난다', '귀에서 열이 난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말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 등의 경우 외이도염이 잘 낫지 않아 악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귀에 소양증 및 통증이 느껴지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아의 경우 급성 중이염과도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필요하다. 급성 외이도염일 경우 소독을 통해 귓속의 청결을 유지하면서 약물을 사용해 치료한다.

보통은 항생제가 함유된 점액을 사용하며, 붓기와 통증이 심하다면 경구용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처방한다. 환자가 가려움을 호소하면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 1주일 정도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박 원장은 "물놀이 중 귀에 물이 들어가면 귀에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물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귀를 아래로 하고 따뜻한 곳에 누워 물이 저절로 나오게 한다거나,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로 한 채 한발로 콩콩 뛰면 대부분 물이 빠진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 다음 헤어드라이어의 약한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으로 말려준다. 면봉을 사용해야 한다면 귀 입구의 물기만 가볍게 닦아 내고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리는 것이 좋다"면서 "이후에 귀에서 고름이 나고 열이 나거나, 귀가 멍하고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구조적으로 귓구멍이 좁거나, 고막부위의 굴곡이 심한 사람들은 물이 귀로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또 귀에 상처 등 병변이 있는 사람들도 물놀이 시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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