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개량신약 글로벌도약 발판

창간 47주년 특별기획Ⅱ ‘제약강국’으로 가는 길

  
국내 제약산업은 지난해 시행된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컸다.

이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 비용이나 투자재원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후진적이고 위기에 취약한 국내 제약산업의 영세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단순 제네릭 중심에서 신약개발이나 개량신약 의약품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해 해외진출 확대를 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제약관련 정부정책의 변화 및 시장경쟁 심화로 제네릭은 점차 시장에서 매력을 잃고 있다.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블록버스터급 신약개발이나 차별화된 개량신약 개발이 요구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 지원정책과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비가 확대돼야 한다.

본지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주력하는 연구개발 분야를 살펴보고,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들을 소개한다.더불어 ‘제약강국’ 진입을 위한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조언도 들어본다.

기술집약적인 분야 주력
국내 제약사들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는 신약, 제네릭, 개량신약, 생물의약품 순이나 앞으로는 신약, 개량신약, 생물의약품, 제네릭 순으로 기술집약적인 분야에 더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 중 연매출 10억 미만 영세업체가 전체의 50.2%로 상당을 차지한다.

따라서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어려운 신약개발보다는 손쉬운 제네릭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다보니 차별성 없는 제네릭 판매를 위해서 제품·품질경쟁보다는 리베이트 위주의 기형화된 영업구조를 형성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다국적 제약사 품목의 도입 및 코프로모션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해 실질적 회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국내 판매 상위 30개 의약품 중 27개가 선진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이고, 국내 제품으로는 천연물신약인 동아제약 ‘스틸렌’ 1품목과 개량신약인 대웅제약 ‘알비스’, 한미약품 ‘아모잘탄’ 등 2개뿐이다.

국내 제약사는 지난 10년 동안 19개의 신약개발에 성공했으나, 100억대 매출은 레바넥스, 자이데나, 레보비르, 카나브 등 고작 4개다.

선진국에 수출해 현재 출시된 신약은 LG생명과학 ‘펙티브’, 부광약품 ‘레보비르’ 등 2개 제품으로 연매출은 180억원 수준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글로벌 진출경험과 네트워크 구축이 미흡하고 블록버스터 신약개발 경험부족, 틈새시장을 겨냥한 국산 신약개발, 제네릭 제품개발 위주로 국내 시장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그렇다보니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바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국내 제네릭 시장진출 가속화다.

화이자의 제네릭 전문브랜드인 화이자 바이탈스 출범과 국산 제네릭과는 품질적으로 차별화된 ‘퀄리티 제네릭’을 강조하며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스페인의 제네릭 제약사인 라보라토리신파가 한국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국내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했으며, 세계 최대 제네릭사인 이스라엘의 테바도 한독약품과 합작 후 한독테바를 설립해 오는 9월 정식 출범한다. 한독테바는 올해 중추신경계(CNS)와 항암제 관련 제품 8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천연물신약 글로벌 약효입증 난제
자료제출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천연물 신약의 경우 틈새시장 공략으로 국내에서는 성공했으나, 글로벌 약효입증이 어려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 기준에 부합되는 생산설비 및 해외 임상개발에 대한 비용부담, 글로벌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조기 라이센스 아웃을 선호했고 대부분 수십억 원의 초기 기술료만 받고 글로벌 제품 발매를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한-미, 한-EU FTA체결 및 한-중 FTA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개발 핵심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64.2% 수준이다.

따라서 연구시험, 유통, 보험 등 현지 민간부문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성공률 높은 개량신약 집중투자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의약품시장 확대가 기대됨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및 신흥의약품 시장개척이 필요할 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 통상국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약기업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제혜택, 약가 인센티브와 같은 개량신약 지원정책과 더불어 이들의 기술 수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임상분야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국내 개량신약 시장은 2007년 4180억원에서 5년간 연평균 약 16.6% 증가해 2012년 7714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량신약은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에 대응할 수 있고 성공확률도 높아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면 의약품산업의 재정건전화 및 장기적으로 이를 통해 신약개발에 도전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비용으로 약 1000억원의 연구비와 약 10~15년 기간이 소요되며 성공확률도 낮다.

최근에는 안전성 우려에 따른 허가 과정이 까다로워 임상기간이 장기화되고 참여환자 수가 증가해 총 개발기간과 개발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개량신약은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을 활용하므로 비교적 짧은 개발기간(3~6년)과 적은 투자비용(100억원)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7년 6335억 달러에서 연평균 약 9.5% 성장해 2011년 9555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중 개량신약의 비중은 약 14%로 2008년 1066억 달러에서 연간 15% 성장해 올해에는 21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승인된 신약 중 개량신약은 54%(1989~2000년)에서 72%로 증가(2004~2008년)했으며, 국내 개량신약 시장은 4180억원(2007년)에서 연평균 16.6% 성장해 7714억원(2012년)으로 확대됐다.

개량신약은 시장 경쟁력이 입증된 기존 약을 개량한 것이기에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용이하다.

특허화된 기술을 통해 다국적 제약기업의 대응 및 의약품 수출 가능성이 높다. 또 진보성이 인정되는 개량신약으로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특허에 도전이 가능하며, 제네릭보다 글로벌 시장진출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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