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사체로 만든 ‘인육환’ 국내에서 버젓이 유통

-만성신부전증과 중증 당뇨, 암 환자에 좋다?
"근거 없는 소문 확산..."

  
성인의 사체(死體)로 만든 ‘인육환’이 만성신부전증과 중증 당뇨, 암 환자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국내에서 시판·유통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중국 등지에서 태반이나 태아 등을 이용한 인육캡슐의 국내반입 적발 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으나 성인의 사체를 이용한 인육환이 확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육환이 만성 피로 특효약으로 소문이 나 국내에 밀반입된 인육캡슐에 이어 최근 국내 조선족과 중국인 밀집 지역의 재래 시장에서 유통되는 인육환도 생체 조직이 주성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이동희 의약품관리과장은 19일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의뢰를 받아 서울 D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육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사람의 장기와 피부조직 등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인육환은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반죽해 지름 0.3㎝ 크기로 빚은 환 형태로 식약청 분석에서는 소와 돼지, 양, 말 등의 유전자는 나오지 않았으며, 진통제·스테로이드 성분과 살모넬라 등 유해 미생물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인육캡슐에는 슈퍼박테리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내용물이 들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인육환도 유사한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식약청은 인육환이 국제우편 등을 통해 밀반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검찰·관세청 등 관계 기관과 공동으로 유통 조직 색출에 착수키로 했다.

인육환은 최근 논란이 된 인육캡슐과 함께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인육캡슐은 사산된 태아나 죽은 영아의 시신을 말린 뒤 갈아서 캡슐에 넣어서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인육 캡슐 밀반입 단속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중국동포 여성 A씨는 2010년 8월 중국의 친정 언니로부터 국제소포로 약통 6개를 받았다가 지난해 7월 적발됐다.

광주에 사는 중국동포 B씨는 지난해 2월 입국할 때 캡슐 3000정(30봉지)을 휴대 반입했다가 지난해 7월 적발됐다.

두 중국동포 모두 경찰조사에서 자신과 가족들이 인육 캡슐을 모두 먹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반입량으로 볼 때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 사이 1년간 모두 62건, 2만8864정의 인육 캡슐이 적발됐다. 이중 식약청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우편 유통’ 인육 캡슐은 전체 단속캡슐의 40%에 달하는 1만1443정(1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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