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유방암 환자 75%가 본인이 혹 발견해 병원 찾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장 김이수 교수

  
▶수술 전 보조항암화학요법으로 암 크기 줄여 유방보존수술 시행
▶유방암 조기 진단율이 증가하면서 유방보존수술 증가
▶여성이라면 매달 자가 검진, 40세 이후에는 매년 병원 찾아 검사받아야

주부 김민숙(가명. 48세 군포시 산본동)씨는 서너 달 전부터 우측 유방에 이상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유방초음파에서 우측 유방에 미세석회를 동반한 3.2cm 크기의 모양이 불규칙하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종괴가 감지됐다.

조직검사를 통해 유방암으로 확진된 후 유방 MRI에서 약 4.3×2.3×7.0cm 크기로 여러 개 작은 종괴들이 가지모양으로 뻗어나가며 연결되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

환자는 유방보존을 원하였고, 그동안 유방암센터에서의 경험상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유방보존수술을 결정,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중 시행한 절단면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아, 인공보형물과 주위 근육을 이용해 유방 부분절제 부위를 성형한 후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 유방암 환자 급격한 증가, 생존률도 증가
200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암발생율 보고(2007년 기준)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유방암 발생자수는 1만1606명으로 모든 여성암 발생의 15.1%를 차지했다. 1984년 여성 암 중 8.7%에 불과하던 유방암이 불과 23년 사이에 약 100% 증가했다. 23.5%를 차지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었다.

1999년부터 2007년 사이의 연도별 연령표준화발생률 추이에서도 유방암은 연간 변화율이 6.6%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발생률이 증가하는 암으로 보고되었다. 반면,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89.5%였고 93년부터 95년까지의 생존율 대비 11.6% 향상됐다.

■ 가족 중 환자 있는 경우 30대 이후 특히 주의
유방암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유전적, 환경적, 영양적, 호르몬적 인자들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대부분 30대 이후에 발생하며 분만경험이 없는 여성, 양성 유방질환을 앓은 여성, 이미 한쪽 편에 유방암이 있었던 경우 등에서 발병 위험이 더 높다.

특히 어머니나 자매 중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2~3배 정도이며, 어머니와 자매 모두가 유방암 환자인 경우에는 약 8~12배 정도 높아진다. 반면 수유는 유방암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생활 습관과 생활환경 요인도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많이 하는 경우, 오랜 기간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 술 담배를 즐기는 경우 등도 유방암의 발생을 높인다. 따라서 이런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유방암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 혹 만져지거나 유방피부 함몰, 부종 등 증상
증상으로는 혹이 만져지고 통증은 거의 없으며, 유방피부에 함몰이나 부종, 습진, 궤양 등이 생기며, 유두(젖꼭지)에서 핏빛의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증세는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는 것이다.

유방암 환자의 약 75%가 본인이 혹을 만져서 병원을 찾는다. 혹이 손에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1cm 정도까지 자라야 하는데, 이렇게 혹이 커지려면 암세포가 무려 10억 개 이상으로 구성되며, 암세포가 처음 생겨 보통 3~8년의 시간이 경과한 후이다. 간혹 유두에 혈성 분비물이 나와 조직검사를 하여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유두 함몰을 초래하고,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세포가 전이되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염증성 병변을 보이거나 피부에 궤양을 일으키고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정기검진으로 유방암을 진단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대개 이런 환자들은 수술 결과 70% 이상에서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된다.

■ 본인의 정기적인 자가진단이 조기발견 도와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매달 자가진찰을 하여 이상한 혹이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매년 유방전문의에게 정기 진찰을 받고 유방촬영 및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20세 이상인 여성은 생리가 끝난 직후 본인이 유방을 만져보는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조기발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는 35세에서 39세 사이에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40세 이후에는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호르몬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적절한 치료만 하면 조기 유방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80%이상으로 거의 완치가 된다.

■ 암성형수술 개념 도입한 유방보존수술 늘어
치료방법에는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및 호르몬요법 등이 있으며, 조기 암을 제외하고는 대개 이들의 복합요법이 사용된다.

최근 수 십 년간 유방암 치료법에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그 발전의 첫 번째는 항암화학요법의 적용 범위의 확대를 들 수 있다. 과거 항암화학치료는 수술 후 보조요법이나 병기가 진행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나, 현재는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어 수술 전 보조항암요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수술 전에 보조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암종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수술적 절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암의 크기를 줄여 유방보존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두 번째는 수술적 치료이다. 수십 년간 유방암의 표준수술법은 변형근치유방절제술(유방전절제술 + 겨드랑이 림프절절제술)이었지만, 조기유방암의 진단율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유방보존수술 시행을 위한 암종의 크기, 개수 등과 관련한 절대적 금기가 없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이 발생하는 특징 때문에 외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방보존수술 후 인공보형물을 삽입함으로써 유방보존수술 후 발생하는 유방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암성형수술 개념의 도입으로 맞춤형 수술을 통해 다양한 위치, 다양한 모양의 암종을 최대한 유방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암종을 충분히 절제할 수 있는 수술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 채식 위주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식이성 섬유, 녹황색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섭취하고 육식을 절제하는 한편,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음식 및 어류를 많이 먹고 지방식을 피하며 물을 많이 드시는 것이 좋다. 그 외 여성호르몬이 유방을 자극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을 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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