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암 진행 억제효소 '뮬란' 첫 발견

세포연구지 발표…폐암·자궁암 등 암 연구 돌파구 마련

  
국내 연구진이 암 발생 촉진 단백질을 분해시켜, 암 진행을 억제하는 효소를 발견해 암 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미생물공학과 안성관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세포내에 존재하는 '뮬란(MULAN)'이라는 효소가 암 발생 촉진 단백질을 강력히 분해시켜 폐암과 같은 고형암과 골수성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안성관 교수와 배승희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시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서 발간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학술지 세포연구(Cell Research)지에 지난 13일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유방암, 자궁암, 폐암 등 고형암 뿐만 아니라 림프성-골수성 혈액암의 발병과 암세포 확산에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효소(Akt)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 1990년대 말에 이미 밝혀졌다.

특히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에는 Akt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암세포의 성장, 전이, 항암제 내성 및 재발과 관련된 모든 질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 세계 연구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Akt의 분해를 유발하는 효소를 발굴하고자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 교수 연구팀은 '뮬란'이라는 효소가 Akt를 매우 강력하게 분해시켜, Akt와 관련된 모든 암세포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뮬란이 세포 내에 에너지 합성 및 세포의 생존과 사멸에 필수적인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Akt의 분해를 촉진한다는 세부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뮬란은 세포 생존과 사멸에 매우 중요한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활성화한 Akt만 골라 단백질 분해 유도 물질인 '유비퀴틴(Ubiquitin)'을 붙이고, 유비퀴틴이 붙은 Akt는 분해가 촉진돼 Akt가 관여하는 암의 진행도 억제된다.

안 교수팀은 또 Akt 단백질의 어느 부분에 유비퀴틴이 결합되는지에 대해서도 밝혀내, 유비퀴틴 접합효소 뮬란이 Akt의 284번째 아미노산에 유비퀴틴을 연속적으로 결합시켜 Akt의 분해를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Akt의 284번째 아미노산을 다른 것으로 돌연변이 시킨 결과, 뮬란에 의한 Akt의 분해가 억제됐고, 뮬란에 의한 암세포의 성장 억제 효과도 제거됐다.

또 세포 내 인위적으로 뮬란의 발현을 억제시킨 결과, 암세포 내 Akt 단백질 양 및 활성화가 증가돼 암세포의 성장 및 발달이 증가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뮬란에 의한 암세포의 생존 및 발달 억제는 Akt를 통해서 이뤄지며, 뮬란을 통한 Akt의 분해가 암세포의 억제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안성관 교수는 "Akt의 활성은 거의 모든 암과 관련되기 때문에 Akt를 분해하는 뮬란의 기능을 발견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뮬란을 통해 향후 신개념 항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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