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영국은 5년-일본은 10년...

[데스크 칼럼]...국민이 피부로 체감해야

김현호 편집국장 대행   
▲ 김현호 편집국장 대행 
  
"12년 동안 1백여명의 연구인력이 투입됐다. 독성문제로 인한 동물실험의 실패 등으로 연구가 일시 중단됐다. 설상가상으로 도전 2년 만에 팀 리더가 사망했다. 임상실험을 위해 40여개 국가에서 모두 9천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실험을 했다."

이는 국내 굴지의 某 제약사가 '신약개발' 과정에서 겪은 '기간-연구인력-임상실험' 등에 대한 사례의 핵심이다. 물론 여기엔 그동안 투여된 재정적 지출 즉, 자금투여 부분은 쏙 빼 놓았다.

신약개발을 위해 국내 제약사가 투여하는 자금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기록은 없다. 천문학적 금액이 하염없이 지출되고 그 재정적 지출은 해당 제약사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을 하려면 적어도 기본 10년이상의 기한이 필요하고 한다. 정부정책의 경우처럼 탁상에서 불과 1~2개월여 만에 '주요역점업무자료'로 불쑥(?) 공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한 듯 싶다.

물론 정부정책의 경우 입안의 동기와 목적이 분명히 있다. 건강보험재정적자 보전과 의약계의 사라지지 않는 리베이트 제공과 수수 관행을 없애기 위함이라는 현실적 현안에서 나온 정책이라는 점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극약처방에 가까운 조치라는 게 보건의약계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국내 제약사는 약 300여개가 있고 이중 내로라 하는 대형제약사 20~30개 정도이나, 이 가운데에서도 나름 탄탄한 재정과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약사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약 10개 제약사로 분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상위 10개 제약사들 조차 신약개발 사업에 뛰어들기가 여간 녹록치 않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마치 월드컵 축구 4강에 입성하기 만큼 어렵다고나 할까...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제네릭(복제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약은 18개에 불과하다. 복제약을 국내 제약사가 구입, 이를 우리나라에 내놓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쉽게 확정할 수 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진수희 전 복지부장관이 지난해 '8.12 약가인하' 조치에 이어 임채민 현 장관이 역시 지난해 2차에 걸친 '11.1 약가인하' 조치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뜻있는 제약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정부의 복지정책은 최소 5~10년 전부터 준비된 정책이 돼야 함에도 6개월 만에 정책집행을 서둘러 향후 반드시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고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60년 만에 찾아온 임진년 흑룡의 해. 정부가 추진한 일련의 일괄약가인하 정책을 두고 보건의약계 한 관계자는 "중국 고사에 네 마리의 용(龍)이 있었다. 그 네 마리의 '항룡-현룡-잠룡-비룡' 중에서 정부는 비룡에 가까운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했다.

비룡은 단숨에 목표점을 향해 날아 올라간 용을 말하는데, 그 비룡이 목표점에 도달해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그 비룡은 너무도 허탈한 나머지 아직도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의약품 도매유통 선진국인 일본은 이를 정상화 하는데 10년이상의 온갖 공을 다 들였다고 한다. 영국 역시 제도 1 건을 입법화 하는데 기본 5년을 소요한 뒤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한 다음에 비로소 제도화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너무 빨리 제도를 도입한다.

제약산업은 국민건강과 국가경제의 튼실한 중추역을 맡고 있다. 중장기적인 정책집행이 절실히 요구된다. '극약처방' 이나 '미봉책'이 아닌지 선진외국의 우수정책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봄은 결코 후회스러울 일은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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