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조기치료 중요…방치하면 관절 변경"

배상철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배상철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 배상철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75% 이상 여성에서 발생된다"며 사전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역설했다. 
  
■서론
-흔히 ‘관절염 혹은 류마티스’ 라고 하면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흐리고 추운 날 관절이 쑤시고 아프고 시린 신경통 같은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 정확히 ‘관절염 혹은 류마티스’를 정의해 보면 ‘관절, 뼈 및 근육 등에 이상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지 그 자체가 병명은 아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관절염을 일으키는 병은 1백 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많이 세분됐다.

관절염은 노인에게만 오는 병이 아니라 모든 연령의 여성 및 남성, 심지어는 아주 어린 아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특히 여성에서 흔히 발생되는 병이다.

■위험인자
류마티스 관절염은 100여 가지나 되는 류마티스 질환 중에 하나로 가장 대표적인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단순한 염증이라기 보다는 신체내 면역계가 잘못되어 발생되는 면역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관절의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잘못된 면역반응에 의해 활액막이 양성 암처럼 증식하고 이로부터 여러 가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나와 연골이 파괴되고 뼈도 파괴되는 병이다.

대부분의 다른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과 마찬가지로 류마티스 관절염도 75% 이상 여성에서 발생된다.

초기 증상은 다양해 온 몸이 쑤시고 기운이 없고 체중이 줄고 미열이 난다. 손가락, 발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관절이 부어 오르고, 뻣뻣하고, 열이 나고, 아프다.

증상은 아침에 심하며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풀린다. 팔, 다리의 관절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턱 관절에도 나타나 입을 크게 벌리기 힘들어 음식을 먹기 힘들고, 목 관절에 이상이 와 목을 좌우로 돌리기 힘들고, 숙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목뼈를 제외한 척추관절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들은 장기간 지속되어 조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이 파괴되어 불구에 이르게 된다.
병명이 관절염이기는 하지만 면역성 질환이기 때문에 관절 외 증상도 흔히 발생된다.

눈물샘이나 침샘에 염증이 생겨 눈물과 침이 나지 않아 눈과 입이 마르고, 목소리가 쉬고, 귀가 울리며, 폐염, 신경염, 신장병에 이르기 까지 어느 장기에나 말썽을 부리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치료
흔히 피검사에서 류마티스가 나왔다고 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피검사의 류마티스 인자는 다른 병이나 심지어는 정상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피검사와 X선 검사, 전문 의사의 진찰소견을 종합해서 진단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불치병으로 생각하여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환자 100명중 약 30명이 10년 후에 불구가 됐으나 최근에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거의 불구는 생기지 않을 정도로 치료법이 발달했다.

치료 원칙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쳐서 생긴 병이 아니고 면역조절기능이 잘못돼 발생한 병이라 내과적 약물치료가 원칙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와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치료를 위시해 운동, 재활 및 수술 등의 과학적인 치료를 받으면 잘 조절될 수 있는 병이다. 특히 최근에는 의학이 발달하면서 원인 기전에 따라 유전공학적 기법으로 만든 주사치료약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는 기존 약제보다 훨씬 효과적이어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제의 문제점은 고가라는 점이고 이 역시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우선이지만 운동도 중요하다.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예, 수영, 평지 걷기, 세워둔 자전거 타기, 관절염 환자를 위한 태극권 혹은 타이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통증 감소, 근력 증가, 심폐 기능 향상에 따른 지구력 증가 등 관절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예방이나 적절한 관리를 위한 식이 요법은 아직 효과적인 지침은 없어 균형된 식사가 중요하다.

그러나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A 같은 항산화영양소는 노화현상을 억제하고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이나 조직 손상을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항산화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는 녹황색 채소와 감귤류, 곡식의 씨눈, 식물성 기름, 자두, 딸기, 포도, 자색 양배추, 순무 등 붉은 빛을 띤 과일이나 채소를 다른 음식에 비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고혈압, 당뇨병처럼 꾸준히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되며, 관절이 다 변형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관절이 완전히 파괴되고 변형된 후에는 약물요법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고 수술로 조절해야 한다. 또 속설의 고양이나 지네를 잡아먹는 등의 비과학적 방법은 전혀 근거가 없는 치료방법이다. 이를 맹신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질병 자체 혹은 치료 약제로 인해 뼈가 약해지고 골다공증의 빈도가 높다. 그래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겨울 날씨에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면 골절의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꼭 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장갑을 착용해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걷도록 하고 지팡이 등의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등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에 날씨가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몸을 따뜻하게 해 주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근력을 강화시키는 등장성 운동, 관절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정용 사이클, 수영 등의 운동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열치료는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국소적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통증과 강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만약 관절 자체가 붓고 열이 나면서 통증이 있는 경우에 온찜질을 하면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

□배상철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서 1984년 의학사.
1998년 미국 하버드대 Public Health 대학원 임상역학경제학 MPH.
국내 189편의 논문과 SCI 등재 논문 160편.
현재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
보건복지가족부지정 류마티스관절염임상연구센터장.
보건복지부 의료전문평가위원·보건의료정책심의전문위원.
대한의사협회 33차 종합학술대회 학술위원장.
HT 포럼 운영위원 및 임상·중개연구 분과위원장.
대한류마티스학회 및 임상약리학회 상임이사.
아시아약물경제학회 상임이사.
세계루푸스 전문가모임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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