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온열요법(22)-복부에 뜸 뜰 수록 복냉증 심해진다

복부 장벽 두꺼워 열 전달안돼
지방층 열 빼앗아 오히려 차가워져

  
필자도 신체에 뜸을 떠 여러 차례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 CA33 백회(百會: 머리 꼭대기)에 뜸을 뜨면 처음에는 머리가 맑은 듯하지만, 곧 어지럼증·기억력 감퇴·방향 감각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청년 시절, 필자는 등산을 좋아했다. 등산을 하고 나면 다리가 피로해 CE39 족삼리에 뜸을 뜨곤 했는데 그러면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래서 등산을 할 때마다 CE39 족삼리에 뜸을 떴는데 2~3개월 지나자, 하지(下肢)무력증이 생겨 3~5분 이상 걷거나 서 있기조차 힘들어졌다. 그 후 하지의 힘을 회복하는 데 무려 20~30년이 걸렸다.

또 필자는 위장병이 심해 한약을 많이 먹었는데, 한약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한약을 먹은 결과 도리어 만성 위염이 생겼다. 그래서 복부의 CA12 중완(中脘)·CA7 단전(丹田) 부위에 뜸을 떠 보았더니, 처음에는 따뜻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뜸을 뜰수록 복냉증이 심해지고, 위장병은 더욱 악화돼 복부뜸을 중지해야만 했다. 그 후 서금요법과 수지음식요법으로 위장병을 다스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다.

음양맥진법으로 실험해 보면 신체 경락의 뜸은 무척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복부에 큰 뜸을 뜨고 있는데, 복부에 뜸을 뜨면 처음에는 따뜻하지만 2~3주 이상 뜰수록 복냉증이 심해진다. 냉증이 얼마나 나쁜지는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복부에 뜸을 뜨면 내장이 따뜻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복부의 장벽은 두껍기(3~5cm 이상) 때문에 아무리 뜸을 뜨겁게 떠도 내장까지 온열이 전달되지 않으며, 복부의 지방층이 열을 빼앗아 오히려 복부가 차가워진다.

복부에 뜸을 떠 심장병·간장병·위장병·자궁질환 등이 악화된 사례, 신경통·요통·무릎 통증 등을 해소하고자 큰 뜸을 많이 떴다가 더욱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다음은 신체에 뜸을 떠 질병이 악화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사례 1】
좌골신경통을 앓던 한 남성(50대)은 온구기를 이용해 통증 부위에 뜸을 떴다. 처음에는 날아갈 듯 시원한 느낌이 들었으며 통증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2~3개월가량 계속 뜨자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뜸을 뜨지 않으면 하지(下肢)를 움직일 수 없었고, 통증도 점점 더 심해졌으며, 하지 무기력증이 생겨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사례는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뜸의 부작용과 일치한다.

【사례 2】
공무원인 40대의 한 남성은 심한 위장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백약(百藥)이 무효해 병가(病暇)를 내고 스스로 서금요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필자가 본 그의 병세는 위산과다·위궤양이었다. 필자는 그에게 복부에는 절대로 뜸을 뜨지 말라고 수차례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침술 학원에서 “복부에 뜸을 떠야 위장병이 낫는다”는 말을 듣고 복부에 뜸을 떴다. 처음에는 좋아지는 듯했지만 위산과다·위궤양이 더욱 악화돼 더 큰 고통을 겪었다.
이밖에도 어느 고혈압 환자는 복부와 등줄기·사지(四肢)의 요혈에 뜸을 뜬 후 혈압이 상승해 졸도했으며, 어느 간염 환자는 복부·간장·등줄기에 뜸을 뜬 후 얼굴이 상기되고 눈이 충혈되면서 피로가 심해지는 등 질병이 더욱 악화됐다. 결국 간장병으로 발전되어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여성질환인 자궁물혹·생리불순·생리통이 있을 때에도 복부에 뜸을 뜨면 처음에는 시원한 듯하나 2~3주 지나면 증상이 악화된다. 무릎에 뜸을 많이 떠서 무릎을 전혀 쓰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게 된 사례도 많이 보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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