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서 치료받은 쿠싱 환자

내분비내과, 신경외과 등 4개과 협진으로 진행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툴(47세, 여)씨는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연세의료원 의료선교센터에서 진행하는 하계몽골단기선교에서 몽골을 찾은 의료진으로부터 쿠싱 증후군 의심 진단을 받고 치료차 방한한 툴씨.

쿠싱증후군은 뇌하수체 선종, 부신 과증식, 부신 종양 등 여러 원인으로 한 내분비 장애다. 체중이 늘어나고 고혈압, 복부의 붉은색 줄무늬, 다모증, 골다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4년전부터 몸이 부으면서 50Kg이던 몸이 120Kg이 됐고, 혈압도 230-160mmHg까지 올라갔다. 더군다나 당뇨와 고혈압까지 있어 당장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계몽골단기 선교 단장인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홍천수 교수와 몽골선교팀은 원인만 밝혀내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툴씨를 불러들였다.

지난달 25일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툴씨는 당장 몸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채혈과 CT검사 등 치료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받고 수술대에 누웠다.

툴씨는 심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뼈까지 약해진 상태에서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에는 진물이 나오고 있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툴씨의 기대수명은 채 5년에 불과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정밀 진단 및 치료는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와 신경외과 김선호 교수 등을 비롯해 심장내과, 마취과 등 4개과의 협진으로 진행됐다.

뇌하수체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위험한 고난이도 수술은 김선호 교수가 집도했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해도 정상으로 돌아갈 확률은 85%. 또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다고 해도 다른 곳에 숨어있을 경우 완전 제거가 어려워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술이 잘 된다고 해도 관리를 잘 못할 경우 뇌막염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았다. 그만큼 위험이 컸고, 수술 후 관리도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로 이제 건강을 되찾은 툴씨. 의료비 5300만원도 병원의 지원과 1000만원에 달하는 의료원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부담을 줄이게 됐다.

또 국내 거주할 곳이 없어 의료선교센터에서 국내 거주 중인 몽골인들을 위한 보금자리에 외래진료가 필요한 기간 동안 머물 수 있도록 도와줬다.

툴씨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머나먼 이국땅에서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 꿈에도 몰랐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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