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C형간염 "감염에 대한 오해 많다"

만성간염 위험성 인식(72.4%)에 비해 예방접종률(57.9%) 낮아
대한간학회 제7회 간의 날, 일반인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인식조사


간염 주 감염 경로는 감염된 혈액이나 기타 체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음에도 간염환자와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돌리면 전염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이효석 서울의대 교수)는 지난 20일 제7회 간의 날을 맞아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간염환자 대상의 인식 및 실태조사는 있었지만 일반인 대상의 대규모 인식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간염환자와 함께 일하거나 식사하는데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49.4%, B형 혹은 C형 간염환자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돌리면 간염이 전염된다는 질문에는 4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한 B형 혹은 C형 간염환자의 식기는 따로 끓여서 소독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67.1%로 나타나 일반인들의 상당수가 간염환자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B형 및 C형간염의 주 감염 경로는 비경구적인 감염으로, 감염된 혈액이나 기타 체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그 외에 감염된 환자와의 성관계, 비위생적인 치과기구 사용, 오염된 주사바늘, 침, 면도기, 칫솔의 무분별한 사용으로도 질환이 감염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돌리는 등 혈액의 전이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상적인 생활로는 B형 및 C형 간염이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기를 따로 끓여서 소독할 필요도 없다.

그 외 B·C형 간염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는 간염환자는 모유수유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중 60.2% 있었으며, 이는 모유수유를 통해 B형 및 C형 간염이 전염될 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올바른 정보가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음을 보였다.

또한, 만성간염이 간경변이나 간암의 원인이라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가 72.4%에 이르렀지만 만성간염의 주 원인인 B형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자가 57.9%에 불과해 질환의 위험성 인식에 비해 예방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C형 간염에 대해서는 전체의 18.6%만이 예방백신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일반인들의 개인 위생에 세심한 주위와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대한간학회 이효석 이사장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환자의 경우 사회의 잘못된 편견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러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간염의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대한간학회는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신라호텔에서 ‘제7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에 나선 배시현 가톨릭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2004년 OECD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3위로 높고 OECD 국가의 만성간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1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만성간염환자 50%의 질병 진행을 예방하면 950억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6만4천명의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다”며 B형 간염 예방을 강조했다.

한상율 부천가은병원 전문의는 “B형 간염환자는 병원에서도 식단을 격리시키고 공무원채용 등 각종 취업에서 장벽으로 작용함은 물론 종신보험 등 보험가입도 거절당한다”며 “질병을 기준으로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윤준 서울의대 내과 교수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에 대해 일반인 응답자의 44.9%가 식사와 일하는 데 거부감이 있고 67.1%가 식기를 끓여야 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B형 간염 산모도 예방접종시 예방이 가능하다고 인식한 응답자가 46.4%에 머물럿고 모유수유는 60.2%에서 안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환자는 헌혈 금지, 칫솔이나 면도기 공용 금지, 손톱깍이 등 환자의 혈액이나 타액이 묻을 수 있는 기구의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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