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밀‧유기농’으로 재도약 이끈다

[밀가루 시장현황]

  
국내 제분산업은 부가가치가 낮으며, 2006년을 정점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곡물에 대한 소비 성향이 바뀌고 있고, 수입 밀가루의 증가, 쌀로 대체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밀가루 소비의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제 원맥가격 및 원화의 환율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밀가루 특성상 최근 환율 및 국제 밀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제분업계는 밀가루 출고가를 인하했다.

국내 제분산업의 키워드로 우리 밀, 유기농, 웰빙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을 살펴봤다.

■시장현황
밀가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은 아직 팽배한 상태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기호식품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의 우려, 각종 표백제, 방부제 등 첨가제를 사용했다는 잘못된 인식이 그것이다.

또한 정부차원에서 쌀 소비를 촉진하다 보니 밀가루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거론되기도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실제로 2006년 1인당 밀가루 소비량이 33.9㎏이던 것이 매년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는 31.3㎏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캐나다, 중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지로부터 수입된 밀가루의 잉여 물량이 발생하는 것도 국내 밀가루산업의 저해 요인으로 지적된다. 밀의 자급자족 비율이 미미한 국내 실정상 최근 국산 밀 장려 운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국산밀 생산량은 1만359톤으로 전년대비 40.9% 늘었으며, 올해는 64.1% 증가된 1만7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밀가루 공급량을 보면 국내 가공밀가루(국내 8개 제분사가 원료인 밀을 미국, 호주, 캐나다로부터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밀가루)는 157만톤, 국산 밀 가공 밀가루(국내에서 재배되는 밀로 만든 밀가루)는 7000톤이 생산됐으며, 수입 밀가루(캐나다, 중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지로부터 수입된 밀가루)는 6만톤 이었다.

국내에는 현재 8개 제분업체가 밀을 수입해 국내 11개 공장에서 밀가루를 생산하고 있다. 제분된 밀가루는 식품가공업체를 비롯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급된다.

밀가루는 주로 빵, 과자, 라면 등 2차 가공식품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가, 저품질의 수입밀가루(해외에서 제분돼 들어오는 밀가루 제품)가 반입돼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밀가루의 95% 이상은 원맥으로 수입돼 국내 제분공장에서 직접 생산되는 밀가루로 안전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현재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동아원 등 ‘빅3’가 전체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업체현황
56년간 밀가루 생산만을 고집하며 외길을 걸어 온 대한제분(대표 이정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4.6% 증가된 3500억원을 기록했다.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제품가격 인상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이 업체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1㎏ 제품에 계량 창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으며, 지난 6월에는 소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500g 가정용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1일자로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9.6% 인하한 대한제분은 포장전문 공장과 제품창고인 무인자동화 창고 등 시설투자, 품질관리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용도별 특화된 제품과 포장단위 차별화를 통한 소포장 제품 및 프리미엄 제품 개발로 판매를 증대시키겠다고 말한다.

동아원(대표 이창식) 브랜드인 ‘맥선’은 맥(麥, 보리)과 선(仙, 신선)을 합성해 곡물 분야 최고의 경지를 지향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의 제품, 신뢰받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ISO 9001, 22000 인증을 획득하는 등 고객만족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고객지향적 전략’을 모토로 삼고 있는 동아원은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전문 기술영업담당자를 배치해 구매 고객에게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줌으로써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는 판매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동아원은 제빵, 제면, 제과용은 물론 특수분인 피자용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생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철저한 품질관리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식생활문화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최근 환율 및 국제 밀가격이 안정됐다는 판단 하에 지난 1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9.3% 인하한 CJ제일제당(대표 김진수)은 11종류의 우리 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소용량과 업소용 대용량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수입밀과 비교했을 때 우리 밀의 경우 식감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나 정부의 고품질 품종 개발 및 보급에 나서면서 품종이 개선됐고, 뛰어난 제분 기술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색깔도 하얗고 쫄깃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또 “밀가루의 품질은 회분 함량이 좌우하는데 우리 밀 제품의 경우 평균 0.39%의 회분 함량으로 수입 밀 못지않은 식감을 나타내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점 및 대응안
밀가루 시장의 원가구조가 국제 원맥시세, 환율 등 대외적인 변동성에 연동돼 있어 외부 충격에 민감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원재료비가 제조원가의 약 70~80%를 차지하고 있는 밀가루의 원료는 대부분 수입되고 있다. 식품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정량의 재고 및 선도계약을 보유하고 있어 통상 국제 가격이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가격 및 도입 시의 환율에 따라 제조원가가 변동되나, 시장의 경쟁상황 및 가격 교섭력에 따라 즉시 제품가격에 반영을 할 수 없으며, 국제 시세 및 환율 동향, 보유원료의 가격 등을 감안해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소비 트렌드 변화와 인구감소 등에 따라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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