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 업체별 해외성공사례

최근 정부는 한식 세계화 비전을 선포하는 등 문화 및 서비스 산업의 해외 수출을 통한 국가 이미지 고양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식 세계화 실현을 위한 주체는 실제로 해외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는 ‘기업’ 이다. 과거 70년대 제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적인 힘을 소수의 기업에 몰아줘 단기간 고속성장을 이뤄냈듯이 정부는 이 사업의 핵심 주체인 우수 기업이 세계화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 진출에 따른 제약점으로 핵심 인재 소싱의 어려움, 사업 정착 시까지 투자금 지원, 글로벌 소싱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정보 부족,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홍보 툴의 부족 등을 들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일선에서 땀 흘리고 있는 업체별 해외진출 사례 및 추진현황을 살펴본다.
중국 천진의 BBQ치킨 매장.   
▲ 중국 천진의 BBQ치킨 매장. 
  
■제너시스
토종 프랜차이즈 세계 진출
‘현지 파트너와 문화적 교류’ 성공 결정

2003년 중국 상해 진출을 시작으로 올 6월 현재 총 55개국, 3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너시스.
현대 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자본의 흐름도 유형의 산업에서 무형의 지식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치킨을 팔지 말고, 치킨 사업의 브랜드와 경영 노하우를 팔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는 BBQ측 관계자는 무형의 지식산업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로열티를 벌어들이기는 커녕, 국내에 진출한 많은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기 바쁜 실정이다.

제너시스BBQ는 국가 생존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유형의 산업뿐만 아니라 무형의 지식산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뿌리 깊고 수준 높은 음식 문화를 우수한 인재들을 통해 세계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토종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들고 세계로 진출하게 됐다고 한다.

해당 국가의 부가가치 창출 및 현지 기업으로써 현지인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 BBQ는 맛을 내는 핵심 소스인 ‘키믹스’를 제외한 나머지 원·부재료는 모두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가 말하는 해외진출 성공요인은 ‘현지인 파트너와의 문화 교류’다.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맥도날드나 KFC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이들 국가에는 프랜차이즈산업의 ‘효율성’보다 현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문화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서 비롯됐다.

각기 다른 문화권마다 간판에 사용해선 안 되는 색깔이나 음식 먹을 때의 예절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워 현지인 사업 파트너를 두고 있다.

현지인 사업 파트너가 결정되면 약 1년간에 걸쳐 브랜드와 시스템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 제너시스BBQ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는 지식기반의 외식프랜차이즈 산업을 통해 오는 2020년 전 세계 5만개 가맹점 운영, 매출액 50조, 로열티 수익 2조원을 벌어들이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 세계 1위 기업, 천년기업’을 향해 전력질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세주'를 들고 있는 외국인.   
▲ '백세주'를 들고 있는 외국인. 
  
■국순당
고급주·웰빙주로 세계시장 공략
미국·일본·인도이어 괌·영국 등 수출 박차

지난 94년 탁주와 약주 50만 달러어치 미주지역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순당은 매년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300만 달러였던 것이 2007년에는 6.7% 성장된 320만 달러, 지난해는 9.4% 증가된 3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백화점 진열대에서 작은 유리병에 담긴 막걸리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수출한 국순당의 프리미엄 막걸리 ‘마이무(米夢)'다. 한국에선 찾기 힘든 고급 막걸리이지만 일본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우리나라에서 막걸리는 서민용으로 인식돼 있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고급스런 이미지에 여성 취향의 술로 인식돼 포장도 고급스럽고 이름도 여성 취향으로 붙여졌다.

막걸리에 들어있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장운동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지면서 일본 여성들에게 막걸리는 웰빙 술로 통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6도 정도로 낮은 것도 여성층에게 좋은 호응을 얻는 하나의 요인이다.

특히 지난 3월말 국순당이 한류스타 배용준과 손잡고 내놓은 ‘고시레 막걸리’는 6병을 묶은 한정판 패키지 300세트가 판매를 개시한 지 8분 만에 매진됐는가 하면 ‘야후 재팬’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지난 3월28일부터 1주일 동안 주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순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지역의 막걸리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지역에서 각광받는 한국 술은 복분자주다.

과실주의 대표 주자였던 매실주에 이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복분자주는 신장과 당뇨 등 여러 가지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두주불사족’에게 어필하고 있다.

복분자주는 이런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매년 30∼40%씩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현재 국내 복분자주 시장규모는 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국순당은 복분자 특구인 전북 고창군 심원면과 복분자 재배계약을 맺고 최상급 품질의 복분자만을 원료로 한 ‘명작복분자’를 2007년 7월 출시했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연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게 되자 미국 시장공략을 시도하게 됐는데 지난해 여름 ‘명작복분자’ 3만 박스를 초도 수출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는 ‘오십세주’ 등이 지난 여름시즌에 수출됐다. 4분기에는 캐나다, 뉴질랜드 등지로도 수출하기 시작한 국순당은 지난달 말에는 인도에 ‘명작복분자’ 수출 길을 열었다.

인도는 그동안 높은 관세로 주류 수입을 막아왔으나, 복분자주 특유의 달콤한 맛이 인도 바이어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아 수출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인도에 이어 이번 달에는 괌과 영국에 ‘명작복분자’를, 싱가포르에는 ‘백세주’ 수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순당은 프랑스 꼬냑 회사인 꼬냑 페랑에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2대주주로 경영에 참가하고 있다.

국순당 한 관계자는 “꼬냑 페랑의 글로벌 유통 채널을 공유함으로써 유럽지역과 꼬냑 수출국에도 국순당의 약주와 과실주를 지속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람회에 참가한 대상 청정원 고추장을 유심히 보고 있는 외국인들.   
▲ 박람회에 참가한 대상 청정원 고추장을 유심히 보고 있는 외국인들. 
  
■대상
DB구축해 글로벌 강화 총력
패키지 교체·박람회 참가 등 통로 개척

현재 세계 50여 개국에 해마다 연간 총 3000톤, 총 8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효자 상품인 ‘청정원 순창 고추장’.

지난해 해외 가공식품 매출 200억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상 청정원은 올해 두 배의 성장을 목표로 브랜드 글로벌 전략 강화를 선언했다.

대상이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글로벌 전략 강화의 일환으로 해외 수출 제품군도 상당 부분 증가했다. 60년대 후반 국내 최초로 조미료(미원)를 해외로 수출하면서 시작한 수출품목이 올해 200개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에는 현지 판매 여사원을 따로 매장에 파견해 브랜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정원은 지난 5월까지 청정원 순창 고추장, 된장, 양념장, 김치 4개 품목에 대해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영문으로 새롭게 교체해 6월 해외시장에 전면 출시하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외식산업 박람회 ‘SIRHA 2009’에 한국 기업 최초로 참가한 대상은 이번 참가를 계기로 해외 비즈니스 통로 개척을 위한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또한 지난 5월16일부터 4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NRA(North America Restaurant Association) 박람회에도 참가해 한식 세계화를 위한 현지 업체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약 50여개의 레스토랑 및 유통 업체와 구체적인 투자 상담을 진행했으며, 미국 시장개척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해외시장 발판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현지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떡볶이 고추장’은 제품 현지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순창 고추장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줄인 대신 단맛을 높인 것이 특징. 현지인들은 단맛을 강화한 ‘떡볶이 고추장’을 만들어 달라고 ‘대상Japan’측에 요청했고, 이를 반영해 지난해 연구개발을 거쳐 올해 1월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 청정원 순창 장류 브랜드의 수출량은 25억원 정도이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일본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미주, 아시아, 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에 20여개의 판매 대리점 망을 구축해 수출에 힘쓰고 있다.

2007년에 금액으로는 약 1900만 달러, 물량으로는 약 5000톤 이상의 김치를 수출했다. 지난해에는 약 6000톤에 해당하는 2100만 달러로 한화 약 310억원 상당의 수출액을 달성한 바 있다.

현재 종가집 김치의 각 국가별 주요 소비층은 일본의 경우 90% 이상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은 80% 이상이 현지인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교민을 포함해 유학생, 여행객 등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종가집 김치’ 소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종가집에서는 해외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소비층 공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국식문화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중국을 포함한 미개척 시장으로의 진출과 유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현지에서 실시한 ‘종가집’의 중국 브랜드명 ‘종가부’에 대한 높은 지명도와 우수한 품질 및 제품력을 바탕으로 향후 한식 Fast Food, Catering 사업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떡볶이연구소에 개발한 퓨전 떡볶이   
▲ 떡볶이연구소에 개발한 퓨전 떡볶이 
  
■떡볶이연구소
맛 표준화로 현지인 입맛잡아야
기초자료 수집·품질유지 기술 등 선행 과제

한식 세계화 사업이 2004년부터 준비단계를 거쳐 추진되면서 불고기, 김치, 전통차, 떡 등이 그 주축을 이뤘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리고 부수적으로 경제적인 효과까지 기대하며 출발했으나 그 효과가 기대만큼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세계화를 추진하기에 수월하며 그 효과 또한 배가 될 수 있는 품목을 찾던 끝에 떡볶이가 적합할 것이라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떡볶이연구소를 지난 3월 출범시켰다.

떡볶이연구소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추진 보다는 사업화에 적극적인 관련 업계 주도로 설립된 만큼 보다 실리적이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떡볶이 세계화의 연구중점은 떡류에 있어 세계인의 식감에 맞는 적합한 조직감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떡이 가지는 영양적인 균형을 잘 보완하는 것이 주요 연구 목표이다.

소스의 개발은 우선적으로 떡볶이의 기본이 되는 전통떡볶이를 재현하는 일이며 대중화돼 있는 고추장 떡볶이는 매운맛에 대한 표준화가 중요한 연구 목표가 되고 있다. 또한 떡볶이 완제품에 대한 연구로 일반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일본의 스시나, 파스타요리, 햄버거 등 세계화 된 요리의 공통적인 성공 요인은 전통요리에 대한 문화를 기본적으로 알리면서 맛에 대한 현지화를 이룩해 현지 고객의 입맛을 자극했다는데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고객들에 대한 입맛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전통 요리를 현지인에게 소개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지화 된 입맛의 요리를 제공한다면 한식을 알리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연구소 관계자는 말한다.

현재 농산식품에서 미국에 떡볶이 제품을 일부 수출하고 있으며 현지인 반응이 좋아 추가적인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개발한 떡볶이가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 후 유통되는 과정까지의 품질이 적절히 유지돼야 하므로 보존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전통의 맛을 재현해 우리의 음식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해외 수출 상대국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우리의 떡볶이를 개발해 소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들의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적인 자료의 수집이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현지인의 입맛을 발굴해 내는 조사 분석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의 현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안으로 현지 모델매장을 구축해 적응기간을 갖고 개선점을 찾아 점차적으로 맛과 품질이 보완되는 단계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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