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 소비자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쌍화음료가 마치 쌍화탕처럼 팔리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인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쌍화탕을 오용하는 현실을 보면 이들에게는 쌍화탕이 아닌 쌍화음료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쌍화탕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저칼륨혈증, 부종, 체중증가를 보이는 위알도스테론증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쌍화탕을 몸살이나 감기약 정도로 잘못 알아왔다. 쌍화탕(雙和湯)은 기운과 피를 보충한다는 ‘기혈쌍보(氣穴雙補)’의 의미를 가진 한약 탕재나 이를 현대화한 의약품이다. 또 보통 8가지 한약재 성분이 들어갔다는 의미로 팔심탕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사물탕(四物湯)과 사군자탕(四君子湯)을 합친 것이다. 사물탕은 작약·당귀·천궁·숙지황이며 사군자탕은 인삼·백출·복령·감초로 구성돼 있으며 쌍화탕의 배합비율은 동의보감 등 한의학서 원전에 따라 다르다. 우리 조상들은 쌍화탕을 심신이 병들거나 남녀가 성 관계 후 기가 허하거나 식은 땀이 났을 경우 기운을 붇돋아 주는 약으로 사용했다. 몸살이나 감기가 들었을 경우에 쌍화탕을 먹는 이유는 몸을 따스하고 기운을 북돋아줘 감기를 낫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약방에 감초’라고 했던가. 감초는 거의 모든 한약에 들어가는 성분이지만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현대적으로 과학화한 쌍화탕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대분이 이 감초 때문에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위알도스테론증은 쌍화탕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위알도스테론증은 하루에 감초 성분을 1g 이상인 제제를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일어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저칼륨혈증, 혈압상승, 나트륨 체액의 저류, 부종, 체중 증가 등이 일어난다. 한마디로 고혈압 환자들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혈압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혈압이 올라가면 잘못하면 혈관이 터져 뇌졸중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이 때문에 약사들은 쌍화탕을 슈퍼판매해서는 안될 대표적인 의약품 중 하나로 꼽기도 한다. 또한 저칼륨혈증의 결과로 근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무력감, 심각하게는 사지경련·마비 등의 증세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쌍화탕 중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첨가한 제품들도 있는데 매일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이 이런 약을 먹을 경우에는 간 손상이 유발될 수 있다. 바르비탈계 약물, 삼환계 항우울제 및 알코올을 투여한 환자는 다량의 아세트아미노펜을 대사시키는 능력이 감소해 아세트아미노팬의 혈장 반감기를 증가시킬 수 있다. 알코올은 아세트아미노펜 과량투여시 간 독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쌍화탕을 유통시키는 제약회사들의 태도도 문제이다. 비슷한 쌍화탕을 성분만 일부 가감을 통해 다른 상품명으로 유통시키는 정도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국내에서 쌍화탕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광동제약의 경우 홈페이지에서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쌍화탕 관련 제품들이 일반의약품 8개, 약국유통 드링크 3개, 편의점용 드링크 1개 등 총 12개에 이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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