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 논란, 국민건강에 도움 안돼”

MBC 뉴스 후 ‘손 묶인 구당, 왜?’ 집중 방송… 수지침학회 “성인병 악화” 지적

MBC 뉴스 후에서 윤도한 기자가  ‘손 묶인 구당, 왜?’를 진행하고 있다.   
▲ MBC 뉴스 후에서 윤도한 기자가 ‘손 묶인 구당, 왜?’를 진행하고 있다. 
  
MBC TV ‘뉴스 후’(연출 최원석)가 29일 오후 9시45분 ‘손 묶인 구당, 왜?’를 집중 방영했다.

구당은 지난 9월 13, 14일 KBS 1TV의 추석특집 프로그램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 방영 이후 전국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침사 김남수(93)씨.

그는 최근 의료법 위반으로 서울시로부터 45일 자격정지 처분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는 남수침술원 문을 닫았다. 침‧뜸 교육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뜸사랑도 폐쇄됐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그가 구(灸·뜸)사 자격증 없이 침(鍼)사 자격증만으로 불법 뜸치료 행위를 했다며 고발했던 것이다.

지금 한의학계와 뜸사랑 측은 침‧뜸 자격을 두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김씨를 비난하는 측은 노벨상감이라는 그의 화상침은 어느 한의원이든 할 수 있는 치료이고, 그가 창안했다는 무극보양뜸도 일제의 보건침 표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가 회장으로 있는 뜸사랑 봉사단체가 지난달 개최한 ‘뜸자리잡기’ 행사에서는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자격정지에 대해 항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논란도 거세다.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 의료법 개정으로 침구사 자격 제도가 폐지됐다. 따라서 기존 침구사 면허를 가진 사람과 한의사만이 현재 침과 뜸을 시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뜸사랑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당장 김씨에게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들의 불만도 크다. 김씨는 환자들을 돌보지 못하게 하는 이 나라가 원망스러워 국적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뉴스 후는 이 논란이 과연 기득권 의료계의 밥그릇을 둘러싼 시술권 독점인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의료행위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돼야 하는지, 환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다.

이 방송과 관련, 고려수지침학회(회장 유태우)는 한의계와 김씨의 침‧뜸 논란 자체가 국민의 건강 차원에서 매우 걱정스럽다는 시각이다.

유태우 회장은 “신체의 경혈·경락에 침·뜸을 시술하면 맥박수가 증가하면서 혈압 상승으로 모세혈관이 수축, 내분비 억제 등 교감신경이 항진돼 모든 성인병을 악화시킨다”고 우려했다.

유 회장은 특히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유사의료행위 법제화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했을 때 과학적 검증도 안 되고 교감신경을 긴장·항진시키는 위험한 신체 침‧뜸 시술행위를 비롯해 무분별한 대체의학을 엄격히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정부와 의료계가 제도적으로 그런 검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유사의료행위 법제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 들어와 처음으로 1차 유사의료실태조사 보고서를 내놓았으며, 현재 2차 유사의료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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