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건의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의학한림원, 보건의료정책포럼 첫 개최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안 가운데 시급히 해결돼야할 사항으로 의사들은 1차 의료기관이 몰락하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공공의료 기능의 재정립, 건강보험 단체계약제도 도입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치과의사들은 한시적으로 추진됐던 치석제거 급여제한조치 환원과 함께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의 급여 확대 등을, 간호사들은 의료법 법체계 내에 간호사 업무범위 규정과 간호교육제도 4년제 일원화 등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의료분쟁의 공정한 해결과 연명치료의 중단 법제화 등을 주장해 의료 공급자와 이용자 간의 괴리감이 여전히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유승흠)은 24일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대한민국60년·보건의료60년 향후 보건의료 발전 방향’ 주제의 제1회 보건의료정책포럼을 갖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서울의대 박귀원 교수(외과학)는 ‘보건의료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소비자, 의대교수 입장에서 본 한국의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대한의사협회 안양수 기획이사는 △1차 의료기관은 외래중심으로, 3차 의료기관 입원중심으로 재분류하는 등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통한 1차 의료기관 활성화 대책 마련 △공공의료 기능 재정립 △의대정원 추가 감축 및 장기적인 수급계획 마련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및 단체계약제도 도입 △요양급여기준 및 심사기준 계약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보험이사는 △한시적으로 추진됐던 치석제거 급여제한조치 환원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의 급여 확대 및 의치보철 급여화 △저소득층 노인 대상 틀니 공급 대폭 확대 △치과의사 인력공급 과잉에 따른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정원 감축 △의료인단체 중앙회 자율징계권 위임 △치과 전문(진료)과목 표방(표시) 제한 △치과의료기관 평가제도 확립 등을 우선적인 정책개선과제로 꼽았다.

대한간호협회 김용순 부회장은 △의료법 법체계 내에 간호사 업무범위 명확히 규정 △간호사고 및 의료사고로부터 간호사의 법적 책임소재 분명히 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 △의료법에 전문간호사의 역할 규정 △면허 재등록 △보건의료인력 국내외 이동 등을 수시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간호관리료 원가보전 이상으로 인상 △간호교육제도 4년제 일원화 △적정 간호사 수 확보 △정부차원의 유휴간호사 교육지원 △24시간 직장내 보육시설 설치 등을 주장했다.

반면, 소비자 측에서 나온 소비자시민의모임 서울지부 황선옥 대표는 △진료시간 예약제도의 문제 △선택진료제의 개선 △의료분쟁의 공정한 해결 △어린이 전문병원의 도입 △간호인력의 효율적 운영 △연명치료의 중단 법제화 △건강검진제도의 개선 △건강보험료 책정방법의 개선 △가정 주치의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 이영찬 건강보험정책관은 “우리의 경우 의료전달체계, 공공의료 기능 재정립 등 의료환경과 관련된 문제, 건강보험제도 자체의 운영상 애로 등 많은 난제가 있다”면서 “이런 난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가 있어야 한다. 이런 노력을 정부도 하지만 모든 참여자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찬 건강보험정책관은 이어 “당연지정제, 수가문제 등은 의료공급자들이 제기하는 주요한 문제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정부는 이미 이 문제를 더 이상 검토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내비췄다.

앞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유승흠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포럼은 미래의료를 위한 정체성 정립과 윤리 제고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보건의료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서 해결방향을 제시하며, 보건의료와 건강보험 정책상 문제점을 도출해 개선방향을 제안하고,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보건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 대안을 그려보기 위해 마련됐다”며 “새 정부에서 이러한 국민의 여망을 고려해 보건의료에 비중을 두어 정책을 펴나갈 것”을 주문했다.

복지부 전재희 장관도 축사에서 “의학한림원이 건국60년을 맞아 지난 60년의 보건의료를 돌아보면서 향후 보건의료의 방향 설정을 제안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의학한림원이 새롭게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원로석학 단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라며 “의학한림원이 우리나라 보건의료 수준 향상과 보건의료산업 발전에 견인차가 돼 줄 것”을 기대했다.

노의근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