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주름보다 '내천(川)자'가 더 튄다

정혜숙의 산책6.

아침 첫 기차 안. 문 옆에서 조간신문을 훑어보는데 가까운 자리서 갑자기 '드르릉'코고는 소리가 났다. 한 뚱보 샐러리맨이 간헐적으로 코를 골았다. 위쪽인 파주, 금촌, 탄현, 일산(구일산)에서부터 자리를 잡고 서울역까지 자다보면 거의 45∼50분은 너끈히 잘 수 있다.
그런데, 잠자는 모습들을 보면 거의가 인상(印象)을 쓰며("표정을 험악하게 짓다") 눈을 감고 있다. 이마에 '석삼(三)자'는 고된 일을 하다보면 생긴다 치더라도, 미간(眉間)의 '내천(川)자'는 만들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어떤 큰 화장품회사에서 '관상학에서 볼 때 얼굴의 각 부위별 주름 의미'를 알려주며, 이 주름을 펼 수 있는 부위별 제품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읽었다.
즉, 나이에 비해 눈 꼬리에 어린 주름(눈가주름)이 많이 생긴 여성은 부부 운이 희박해 화합하기 어려우며, 남성은 처 운이 부족해 결국 부부간 불만이 많다고 해석. 입가주름이 깊으면 고독이 깊어지고 부부생활이 원만치 않다. 특히 입가주름이 위로 드리우면 극단적 상황이나 독신으로 사는 경향이 짙다. 또 관상학에선 이마의 주름으로 지적능력이나 덕성을 판단하곤 하는데, 이마에 주름이 많으면 고생을 많이 했거나 신체 허약함이 많다는 얘기다.
관상학자들은 "아름다운 주름은 평탄하고 편하게 인생을 살아 자연스럽게 나이와 연륜에 따라 피부탄력이 줄면서 생기게 된 주름"이라며 "이 같은 주름은 평탄한 과거를 반영하고 밝은 미래를 내다보게 만든다"고 풀이.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매년 발표하는 '한국인 얼굴유형 연구'를 보면, 여성의 얼굴 모양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갸름한 'V라인'에서 점차 펑퍼짐한 'U라인'으로 변화된다고 밝혔다. 이는 20대부터 60대까지의 얼굴형 변화를 분석한 것이라고 한다.
20대 한국 여성의 26.6%가 얼굴형은 턱이 좁고 갸름한 계란형 얼굴이 가장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입가가 밑으로 처지고 미간과 코 너비가 넓어 져 펑퍼짐한 얼굴로 된다는 연구결과다.
그래서, "인체 공학적으로 한국인의 얼굴형에 맞춰 설계된 신개념의 '마스크'(화장품)가 '시술 없이 V라인'으로 가꿔준다"며 미용연구팀에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엔 부위별로 용도별로 다양해지는 뷰티 패치를 소개. "간편하고 빠르게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뷰티 패치로 눈가, 볼, 턱선 등을 만들어 보자"며 고객 호응도를 높이고 있다.
이쯤이면, 젊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나 얼굴 변형을 꿈꾸겠지만, 고단한 샐러리맨들한테는 귀에 와 닿지를 않는다. "스스로가 편안한 얼굴을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자위 해본다. 화장품(제품)에는 미안한 맘이지만, 사실은 나도 안 해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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