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GMO논란 이대로 좋은가

안전성 논쟁 핵심・문제점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GMO가 식량 위기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GMO는 그러나 일부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생태계 파괴 등의 위험성을 내세워 ‘괴물식품(frankenfood)’이라고 비난을 하는 등 논쟁의 정점에 있다. 이처럼 상반된 논란 속에서 혼란을 겪는 당사자는 소비자일 수밖에 없다. GMO 안전성 논란의 핵심, 문제점 그리고 NON-GMO가 식품산업을 비롯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 다른 나라의 GM식품 관리 정책 등을 짚어본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 변형 농산물)는 생물체의 유전물질인 DNA를 현대적 첨단기술로 재조합시켜 새로운 특성을 갖는 농작물을 이용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GMO는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통해 농약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수확 감소를 극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 2의 녹색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더위, 추위, 염분에 강한 품종 개발이 가능해져 재배면적을 극대화하고 영양성분의 품종 생산을 통한 식생활 개선이 가능해 미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GMO는 생성된 단백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 등 인체에의 안전성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GMO는 인체에 유해할까?

GMO반대 운동에 불을 붙인 사람은 영국의 푸스타이(Pusztai) 박사. 그는 1998년 GM 작물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은 GMO를 먹지 않겠다는 말로 GMO 유해성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푸스타이 박사는 GM감자를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서 재배했는데도 GM감자마다 똑같지 않은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외부 유전자가 숙주인 감자의 게놈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다르고 이를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GM 작물 개발은 눈을 가리고 활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실험은 연구 디자인과 결과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조군으로 사용한 감자가 렉틴이 들어 있어 연구결과가 유전자재조합 과정 자체 때문인지 렉틴으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것.

GMO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이상 GMO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영국 레딩 대학의 짐 던웰(Dunwell)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수천만명이 GMO를 섭취해 왔지만 안전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며 GMO가 안전하다는 논리를 폈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경규항 교수도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은 GMO농산물은 안전한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식품위생법에 언급된 유전자재조합(GM) 식품은 안전성평가를 받은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GMO반대, 소비자단체 주도

GMO 반대 운동은 주로 환경단체를 포함한 소비자단체들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GMO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GMO의 안전성을 검증하려면 여러 세대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 10여 년간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특정 작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해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작물 자체의 성질이 변해 이를 섭취한 사람이나 동물에게도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상의 위험성도 반대운동의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이와 더불어 GMO의 생산성 향상 등 GMO로 인한 혜택이 결국엔 식량난 해결보다는 GMO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 때문에 미국 일부 사람들은 GMO 반대운동의 뿌리는 GM식품을 포함하는 농업생명공학의 개발로 인해 생기는 이득이 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의 배만 불려준다는 논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GMO 재배 최다 국가는 미국으로 미국의 경작 면적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5770만㏊이며 지난해 전 세계 1억1400만㏊의 GM 농작물 경작지 중 1억㏊가 미국의 몬산토가 개발한 작물을 재배했다.

◇유해성 주장 확대되는 이유는?

전문가들은 GMO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왜곡되거나 불명확한 정보로 인해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경규항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GMO의 안전성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나 의혹이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은 소비자들이 이 분야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국민 건강보다는 이익창출에만 급급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데다 정부마저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의 “있을지도 모를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 주장은 그 파급력이 엄청나다.

지난 1999년 11월 시판 두부의 82%에 GM콩이 들어 있다는 한 소비자단체의 발표가 있은 직후 국내 두부 소비는 최고 90%까지 급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단체들의 주장은 과학적 논리를 갖지 않아도 되고 사회적 법률적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되지만 기업이나 정부는 확실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안전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어떤 물질의 유해성 주장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GMO, 미래의 식량 위기 대안인가

산업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경지면적은 감소되고 있고, GMO 작물의 전 세계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약 1억1430만㏊로 지난 10년간 5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으로 수확량이 감소한데다가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연료 소비가 증가, 곡물가격 폭등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돼 GMO가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들어 GMO의 안전성 논란 보다 GMO의 생산성에 대한 문제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GM 작물은 일반 작물에 비해 유전자변형 콩은 50%, 카놀라는 20%가량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전향숙 안전성 연구단장은 “지금까지는 GMO 수입을 자제해 왔던 국가들도 가격수준을 감당할 수 없어 수입을 늘리고 있고 '배고픈 소비자'들의 GMO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엄격한 규제를 완화하라는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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