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궁야오 교수, “중의학은 허위의학”

‘의료일원화 국제토론회’서 중의학 신랄하게 비판… “신비주의 습성 가득 뒤섞인 잡탕”

  
중국의 한 대학교수가 국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의학은 전형적인 허위의학(허의학, pseudo-medicine)”이라고 비판해 의료이원화제도(서양의학과 한의학이 공존)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9일 광주광역시 풍암동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의료일원화 국제토론회’에서 중국 중남대학 교수이자 과학기술사회발전연구소 소장인 장궁야오(張功耀) 교수는 ‘중의중약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중의학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비과학적인 특징도 갖추지 않고 있으나 중국에서의 중의학은 오히려 끊임없이 과학으로 표방되어져 왔다”면서 “어떠한 주의나 주장도 내세우지 않은 고대 중의학은 저속한 신비주의 습성으로 가득 뒤섞인 잡탕(大雜燴)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허위의학의 세 가지 특징으로 첫째, 어떠한 과학적 실험을 진행한 바 없이 생명의 안전을 멸시하고서 몇몇 신비주의 문구를 가지고 말장난을 하며, 질병에 대한 치료 방안을 경솔하게 결정지었고 둘째, 의학과학이라면 반드시 따라야하는 원인관계와 원리관계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서 아무런 상관없는 질병(마른버짐이나 두드러기, 요추간반돌출이나 관절염과 같은)을 동일한 방법으로 치료했으며 셋째, 치료 결과에 대해 과학적인 통계 및 과학적 평가 진행을 거절했다”고 제시했다.
장궁야오 교수   
▲ 장궁야오 교수 
  
그는 또 “중의학은 오늘날까지 어떠한 경험적 방법도 배워 사용한 적이 없는데, 체온측량과 같은 간단한 경험방법조차도 중의사들은 아직까지 발명해낸 적이 없다”며 “중의학은 보고(望) 들으며(聞) 묻고(問) 진맥을 해(切) 보는 것을 통해 질병의 진단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으나 이러한 진단방법은 구체적으로 조작된 함의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그 진단의 생리학과 병리학의 근거 또한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중국 중의학 기구 내 중의사 점유 비율이 1999년 23.62%, 2000년 23.25%, 2001년 22.46%, 2002년 21.03%, 2003년 21.03%, 2004년 19.50%, 2005년 19.48%, 2006년 18.96% 등으로 계속 떨어져 중국의 중의학 병원이 이미 유명무실해졌다고 한다.

그는 특히 “중의중약의 쇠퇴에 직면해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21일 오의복 총리 추진 하에 ‘중의약의 새로운 발전계획요강(2006~2020년)’을 공포했다”며 “중국 정부가 이 요강을 공포할 때 중의중약의 3대 결점을 공개적으로 승인했다”고 소개했다.

3대 결점은 (1)중의학 의료 보건 서비스 능력 낙후 (2)중의약 현대 산업 기초 취약 (3)중의약 현대과학 기초 미약 등이다.

그는 “이 세 가지의 결점은 중의중약에 있어 치명적이다”며 “의학의 생명력은 그것의 일의 능력에 달려 있다. 일의 능력이 없는 의학은 분명 도태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궁야오 교수는 “오늘날까지 중의학은 어떠한 믿을만한 진단방법이 없고, 표준에 맞는 질병 명칭 하나 없으며, 심지어 의술 방면에 있어 경미한 감기조차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며 “중국 정부의 현재 중의학 정책은 창조성과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현대화의 핵심은 과학화이며, 과학화가 존재하지 않으면 어떠한 현대화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의학은 되도록 빨리 국가 의료제도에서 물러나야 하며, 국가는 관찰자나 감독의 위치에 있도록 해야지, 현재와 같이 이렇게 당사자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유용상 고문   
▲ 유용상 고문 
  
■ 유용상 고문 “근거없는 관념의학 함정서 벗어나야”

‘한국과 중국의 의료일원화 사회운동’에 대해 주제발표한 광주전남행복발전소 유용상 고문은 “의료일원화의 문제는 중국과 한국 사회의 곤혹스러운 난제이며, 문제 해결이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의학에 대한 비판이 중지되었던 중국의 모택동 지배시절과 한국에서의 한의학 부활 시대가 일치한다”며 “여러 분야에서 순조롭지 못했던 역사의 굴절과 신구의 이념대립이 현대의학과 한의학이라는 대치형태로 첨예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농법·과학·법률 등 다른 학문 분야와는 다르게 한의학은 이론의 정당성, 시대적 진리성 차원을 떠나 한국과 중국 국민의 정체성으로 작동하고 양‧한방 의료이원화가 고착됐으며, 국민은 이중의 의료비용과 근거가 애매한 권력적 의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뻔히 보이는 오류들이 성역으로 굳어가는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한 노력들이 이렇게 부족했다는 자괴감을 숨길 수 없다”며 “이제 동북아의 공영을 위한 세계화와 실용의 시대에 중국과 한국 지성인들의 열린 연구와 비전 제시로 동북아 인민, 나아가 세계인들이 근거 없는 관념의학의 함정을 벗어나 참 의학의 혜택을 누리는 날이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김경일 교수 “한의학 스스로 MRI 촬영에 임해야”

토론자로 나선 상명대 중국어문학과 김경일 교수는 “한의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우리들을 대신해 한의학을 시대의 법정에 세우려 노력하는 장 교수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며 “철학과 의학, 과학과 주술의 사각지대를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데 익숙한 것으로 비치는 한의학이 스스로 신비의 옷을 벗어버리고 과학의 MRI 촬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의근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