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환자 재발 위험인자 '응고 강도' 규명

표준치료는 '혈소판 활성도' 조절… 연구 결과 '응고 강도' 역시 중요한 인자임 밝혀내

(왼쪽)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
 

국내 교수팀이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의 질환 재발에 '혈액 응고강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해 주목된다.

중앙대광명병원은 최근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팀(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이 이 같은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현재 스텐트 시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표준치료는 아스피린 및 ADP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제항혈소판요법으로,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통해 혈전 생성을 억제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장기적인 이제항혈소판요법은 관상동맥질환 재발 예방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위중한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기존 알려진 바와 달리 동맥‧정맥 혈전에 '혈소판 활성도'와 '응고강도'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교수팀은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 2512명을 대상으로 시술 직전에 모든 환자에서 '혈소판 활성도' 및 '응고 강도'를 측정하고, 시술 후 4년간의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혈액의 '응고 강도'가 관상동맥질환 재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이 위험인자가 항혈소판제에 의한 재발 예후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응고 강도' 및 높은 '혈소판 활성도'를 동시에 가진 경우, 4년 동안의 재발율 및 발생 위험이 각각 46%, 66%가 증가했으며, 정상 '응고 강도'를 가진 경우 '혈소판 활성도' 척도에 따라서 출혈 위험이 3.1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텐트 시술 이후 재발 발생에 있어서 두 가지 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으로, 향후 환자 맞춤 치료의 필요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정영훈 교수는 "'응고 강도'는 동맥경화증의 진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동맥혈전증 발생에도 혈소판 및 염증과 함께 중요한 견인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혈전 탄성도 검사를 통해 측정한 '응고 강도'가 고위험군에서 중요한 예후인자임을 뒷받침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 교수는 "향후 다양한 항응고제의 개발과 함께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 확인이 올바르게 된다면, 기존 이제항혈소판요법 위주의 치료방침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권오성 교수는 "아직도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고 이제항혈소판요법을 유지하더라도 심혈관 사건이 재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번 연구는 이들 환자에서 혈전 사건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 사용에만 매몰돼 있는 현 치료 방침의 한계성을 대규모 임상자료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한 기념비적인 연구"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유럽심장학회지(IF: 37.6) 2024년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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