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가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도 넬슨 제독 동상이다.
역사적인 인물들의 동상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동유럽이 망하면서 스탈린과 칼 막스의 동상이 모스크바에서 철거됐다. 하지만 스탈린의 고향 조지아에는 아직도 그의 동상이 남아 있다.
나는 이번 의대증원 사태 이후 의사들이나 국민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동상을 세울 것을 제의한다. 한때 전라북도에서 칭송받았던 개정농촌연구소의 이영춘 박사나 서울대학교, 부산대학 그리고 복음병원을 세워 오늘날의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을 만든 장기려 박사는 동상으로 추앙 받을 만하다고 본다.
연세대학교에는 알렌이 환자를 돌봤다는 제중원의 모델이 있고, 서울대학교병원에는 최초의 의학교 교장을 했던 지석영 선생의 동상이 서 있다. 지석영 선생은 구한말 종두법을 보급하는 데 공헌을 했고 그의 아들 지홍창 선생도 정식 의학교육을 받아 의업을 계승했다. 지홍창 선생은 6.25때 사단 의무참모로 박정희 사단장을 만나 훗날 대통령 주치의를 지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비중격만곡증으로 목소리가 깨끗하지 않았다. 지홍창 박사의 주선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는 오늘날 현대식 서울대학교 병원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설립된 데는 이처럼 지홍창 선생과 이비인후과 김홍기 박사의 공이 컸다.
그러나 의료의 사회적 사명을 다하는데 공헌한 분을 따진다면 역시 이영춘 박사와 장기려 박사를 꼽을 수밖에 없다. 두 분 모두 봉사하는 일생을 사신 분이다. 특히 당시 반정부운동에 앞장섰던 함석헌 박사의 모임에 매번 참석했던 장기려 박사를 나는 기억한다.
장기려 박사 같은 일생을 살 수는 없지만 존경하고 추앙하는 마음은 나이를 먹을수록 커진다. 이제는 선생님을 기리는 기념사업회도 생겼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운 느낌이 있다. 서울대학교와 부산대학교 그리고 고신대학교에 장기려 박사의 동상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TV를 보니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놓고도 찬반 논쟁이 거센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았던 반면, 오랜 독재정치로 인해 희생된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얘기라 결론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나는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의 동상 건립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기관에 장기려 박사의 동상을 세운다면 어느 누가 반대하겠는가? 이제라도 제대로 된 의도를 펼친 장기려 박사를 기리고 동상이라도 세우는 게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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